#1. “진짜 갈 데가 없어, 갈 데가…” . 근래 한창 취업을 준비 중인 A씨(24)의 하소연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도서관이 휴관한 지도 벌써 두 달.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됐다고 하지만 개방되는 시설들은 야외뿐이다 보니 A씨는 여전히 갈 곳이 없다. 취업 사정이 좋았다면 모를까 아직까지 준비만 하고 있는 처지다보니 마음만 바쁘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처음에는 뭐 얼마나 길어지겠나 싶어 전전하던 인근 카페도 요즈음엔 발길을 끊었다. 부모님이 주시는 용돈에 기대고 있는 얄팍한 주머니 탓이다. 하지만 집이라고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다.

A씨는 “아무 말씀 안 하려고 하시는 건 알지만 성과가 안 나오니 눈치가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며 “취업 준비는 잠시 미뤄두고 아르바이트라도 하면 ‘뭐라도 하는’ 기분이 될 수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2. B씨(26)는 “오늘도 국가자격증 시험이 갑자기 미뤄지는 꿈을 꿨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당장 지난 주만 해도 시험을 채 1주일도 남겨놓지 않았지만, 갑작스레 일정이 미뤄진 탓이다. 환불 문제는 둘째치고라도 자꾸 변경되는 시험 일정 탓에 한숨을 내쉬는 것은 B씨만의 일은 아니다. 다른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던 친구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나마 토익이 지난 주말에 재개돼 토익을 준비하던 이들 정도나 한숨을 돌린 참이다.

B씨는 “내가 준비를 안 했다면 모르겠는데 열심히 준비해놓고 갑작스레 시험이 미뤄지니 맥이 빠졌다”며 “유흥시설보다 시험장이 더 안전할 것 같은데 왜 자꾸만 미뤄지는지 모르겠다”며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며 취업 기간이 장기화되자 20‧30대 취업 준비생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그간 얼어붙은 취업 시장 뿐 아니라 각종 자격증 시험도 몇 차례에 걸쳐 미뤄지며 올해 세워 둔 일정 소화가 어렵게 된 것도 이들의 어깨를 더 무겁게 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일에는 본래 25일로 예정돼있던 기사‧산업기사 시험이 갑자기 연기‧2회차 시험과 합쳐 진행될 것을 알리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본인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이유로 발생한 공백 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지만, 자격증 취득 등 눈에 보이는 성과는 없어 막막하다는 것이 취업 준비생들의 하소연이다.

한편, 17일 발표된 3월 전라북도 고용동향에 따르면 20년도 1분기 도내 20‧30대 취업자 수는 약 23만 7,000 명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약 16,000 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김수현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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