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서 들리니? 대답 한 번 해 봐요.”
  초 4~6학년, 중 1~2학년, 고 1~2학년이 온라인 개학한 16일 오전 남원 용성중학교 1층 과학실에선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이 한창이다.
  3학년 과학 교과를 맡은 전종희 교사는 이날 3반 학생 27명 중 20명 대상으로 보강을 20여분 진행했다.
  여기에 사용한 기구는 노트북 화면에 글씨를 쓸 수 있는 펜 패드와 아이들과 얼굴을 마주하도록 스마트폰을 고정한 조리개다.
  전 교사는 “기본적인 내용은 학생 각자 e-학습터에서 익히지만 어렵거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줌으로 실시간 소통한다”며 “학생들이 카페나 카톡에 남긴 내용을 토대로 정규수업 외 보강으로 소화한다. 보강이기 때문에 의무참여는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이 날 주제는 ‘화학반응식 완결하기’. 선생님이 화면에 화학반응식을 띄우고 원리를 설명한 다음 호명된 학생이 문제를 푼다.
  잘 풀든, 잘 풀지 못하든 선생님의 눈높이 지도가 뒤따르고 보강은 마무리됐다.
  “원격수업은 처음이지만 교사 원격회의 경험 덕분인지 어렵거나 어색하진 않습니다. 무엇보다 서로 묻고 답하고 문제 풀이하다보니 애들 이해도를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망도 긍정적이다. 전 교사는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대개 줌으로 애들 얼굴 보며 출석체크하거나 조회한다”며 “이를 수업으로 연결하기 위해 꾸준히 준비 중이다. 시행착오도 있지만 미래교육에 필요한 시간”이라고 말한다.
  같은 날 학생과 학부모 반응은 어땠을까. e-학습터와 EBS온라인클래스 접속 오류가 여전한 가운데 온라인 개학에 처음 합류한 초등학생 관련 어려움이 잇따랐다.
  초 4~6학년 학생들은 원격수업 환경을 낯설어하는데다, 잦은 접속 오류로 동영상을 처음부터 다시 들어야 하는 등 집중도가 급격하게 떨어졌다는 의견이다.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개학 첫 날이라 아이가 의욕을 보였는데 e-학습터 들어가는 것부터 힘들었다”며 “오전 9시 다소 지연되더니 오전 10시쯤 더 힘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동영상 당 10여분 안팎이지만 자주 끊기는데다 이어듣기가 안 된다. 처음부터 다시 들으면 오래 걸린다. 중간중간 참고할 동영상 정보까지 떠 혼란스러웠다”며 “아이가 혼자 오랜 시간 듣고 서버 문제에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털어놨다.
  초등학생들이 수업을 제대로 들으려면 학부모 도움이 필요하다는 건 이 때문. 맞벌이와 조부모 가정에선 난색을 표한다.
  초 4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출근했는데 애가 계속 동영상 어떻게 보냐, 자꾸 끊긴다, 숙제는 어떻게 제출하냐 전화하고 문자 보내고…미리 가르쳤지만 어려웠던 모양이다. 난감하고 미안했다”며 “집에 있는 부모들은 그들대로 밥 차려주고 수업 듣는 거 도와주고 살림도 해야 하고 힘들다더라”라고 말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경우 9일 개학을 경험했음에도 접속 오류 관련 대응은 여전히 천차만별이었다.
  한 중학교 교사는 “오전 10시 40분께 반 학생들이 EBS온라인클래스 접속이 안 된다고 하더라. 일단 기다리고 계속 그러면 유튜브에서 특정 영상을 찾아서 보고 네이버폼 형성평가를 풀라고 학교 누리집에 안내했다”고 했다.
  반면 일부 학교는 사용방법만 전한 뒤 접속 폭주 대응방법을 알리지 않았단 설명이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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