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다. 전북의 중3·고3 학생들은 9일 오전부터 각자 집에서 원격을 통해 선생님을 만났다. 이날 중3·고3 학생들을 시작으로 20일 초등 저학년까지 순차적으로 원격수업이 시행될 예정인데 우려와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
수업은 실시간 화상 연결로 진행하는 ‘실시간 쌍방향형’, EBS 등 동영상 수업을 보고 토론 등을 하는 ‘콘텐츠 활용형’, 독후감 등 과제를 내주는 ‘과제 수행형’ 등 세 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원활한 수업 진행을 위한 도내 일선 교육 현장에서는 이 중 어느 것 하나라도 제대로 갖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들 말한다.
먼저 시스템 불안정 문제를 꼽는다. 교육부는 EBS 온라인 클래스에 300만명이 동시 접속할 수 있도록 서버를 증설했다. 전국의 중3·고3은 지난해 기준 94만9741명으로 전북 이중 3만3689명이다.
그러나 첫날부터 접속이 원만하지 않다는 민원이 나오고 있다. 곳곳에서 학습사이트에 접속이 되지 않거나 동영상이 끊기는 등 수업에 차질을 빚었던 것이다.
정부도 이 같은 접속 장애에 대한 우려를 감지했다.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원격수업 10대 실전수칙’에서 ‘원활한 사용’에 해당하는 5가지는 결국 동시에 많은 학생이 몰리면서 과부하로 인터넷이 끊기는 상황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온라인 수업이 조기에 자리잡으려면 원격수업 플랫폼 서버가 학생들의 밀려드는 접속을 감당해야 한다고들 말한다.
대면수업에 비해 집중도가 떨어지고 확인 절차가 허술한 원격수업 실효성도 나온다. 학생들이 스마트기기 앞에서 효과적으로 학습을 할 수 있을지, 학부모들이 가정에서 이뤄지는 학습관리 부담을 감당할 수 있을지도 중요 문제다.
학습격차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중위권 학생들의 학습 수준에 맞춰져 있는 EBS 콘텐츠 특성상 하위권 학생들이 수강을 포기하는 부작용도 우려돼 자칫 온라인 개학이 학습 수준 차를 유발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
지금 상황으로는 아무리 철저히 준비했다고 해도 분명 미흡한 부분은 있다. 무엇보다 교육 당국은 온라인 개학 실시에 따라 노출되는 여러 문제점과 부작용을 모니터링한 뒤 세밀한 보완책을 시급히 내놔야 한다.
또한 이번 온라인 수업 준비 과정에서 일선 학교 교사와 학생·학부모들의 의견에도 귀 기울이는 등 최대한 현장과 접촉하면서 문제점을 적극 보완해 나가야 한다.
사상 초유의 이번 온라인 개학이 한 순간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행해진 교육실험이 아닌 새로운 수업방식의 가능성을 찾고 학생들은 스스로 공부하는 재미와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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