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초·중·고등학교를 비롯해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모든 학교가 온라인개강을 통한 학습공백 막기에 나섰지만 효율적인 학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이미 비대면 수업을 시작한 대학 온라인 강의는 물론 9일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하는 초중고 역시 대부분 쌍방향이 아닌 강의를 녹화해 이를 시청토록 하는 단 방향 수업이 주를 이룰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이미 비대면 수업이 진행중인 도내 대학의 재학생들이 느끼는 강의 평가는 극히 실망스런 수준이다. 전북대 총학생회가 지난 3월26일부터 4월1일 까지 2210명의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의 평가에서 ‘불만족’이란 응답이 무려 73%에 달했다. 특히 강의 불만족의 가장 큰 이유로 교수들의 ‘숙련도 부족’을 지적한 학생이 50.8%였다. 갑작스런 비대면 강의라 해도 시스템 문제가 아닌 ‘강의 질’에 대한 불만이란 점에서 강의주체들의 보다 내실을 기하지 않은 허술한 준비부족에 대한 보완이 과제가 되고 있음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부실강의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며 '대학교 개강 연기에 따른 등록금 인하 건의'라는 제목의 청원 글까지 올라있는 상태다.
초중고학생과 학부모들의 온라인개학에 대한 불신도 과제다. 대부분수업이 EBS강의를 활용한 자율형식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학생들과의 쌍방향수업에 대한 준비 부족은 물론 저학년일수록 수업 집중도가 떨어지는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며 e학습터 등 녹화강의가 주를 이루는 방향으로 수업이 결정되고 있어서다. 특히 가장 먼저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되는 고3들은 EBS강의에만 의존하는 수업에 대한 걱정은 이만저만 아니다.
하지만 지역 교육계 관계자들은 촉박한 준비에 경험도 전무한 일선 학교에 정부가 온라인 개강이란 원칙만 정해놓고 모든 세부준비를 떠넘기는 바람에 지금이 최선이라고 하소연 한다. 정부와 교육당국의 보다 현실성 있는 온라인 교육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지금의 수업방식에서 더 나아질 게 없단 것이다.
언제정상화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선 교육현장에 모든 걸 맡겨버리는 정책은 안 된다. 장기화를 대비한 정부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 오프라인 강의 수준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만 내세우지 말고 온라인강의 내실을 위한 종합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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