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무엇이냐 물어봤을 때 저의 답은 늘 봄이었습니다. 늦겨울이 살짝살짝 느껴졌던 봄 향기는 제 맘을 두근두근하게 만들어준다.

그와 동시에 뉴스에서 나오는 코로나19소식은 처음엔 꺼림직 했지만 저와 먼 얘기였다.

시간이 갈수록 많아지는 감염자수... 갑작스런 동원에 준비도 미흡하고, 가족들과도 이별 준비가 되지 않아 아쉬움을 안고 대구로 출발했다.

대구의 첫인상은 아비규환이었다. 집결지에 모인 소방관들은 모두 상기된 얼굴로 출동과 복귀를 반복하며 코로나19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집결지에서 간단한 지침을 안내받고 환자가 있는 현장으로 향했다. 40대 아빠와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들이 동시에 감염되어 이송하게 되었는데, 아빠와 아들 모두 구급차로 이송하는 내내 뒷자리에서 죄인처럼 한 마디 안하고 고개숙인 침울한 분위기에 세 아이를 키우는 아빠의 입장에서 마음이 상당히 아팠다.

생각보다 코로나19 감염자가 많아 병상 부족으로 구급대원이 모두 이송할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차가운 인도 위에 삼삼오오 둘러 앉아 도시락을 먹으며 동료들과 대화해보니 다른 구급대원들 모두 나와 비슷한 느낌을 받은 듯 했다.

코로나19와 힘겨운 싸움에서도 대구에 파견된 직원 누구 하나 불평불만 없이 자발적 형태로 근무를 하고, 대구 직원들의 근무 태도나 열정이 간부·비간부 구분 없이 누구 하나 매우 헌신적이고 타 시도 직원들에게 친절했으며 지원에 소홀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점이 인상 깊다.

전국 각 시도 구급차의 지원 상황을 중앙 및 대구 언론들의 연일 보도로 대구 시민들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가지 않았나 싶다. 구급대 집결지에서도 시민들의 도시락, 간식 지원과 기업체의 식사 지원 등 많은 응원이 있어 따뜻한 마음으로 힘들지 않고 근무할 수 있었으며, 대구 시민들의 한분 한분 생각하며 앞으로도 재난 상황이 올 때마다 힘을 모아 국민들의 아픔을 보듬을 준비가 돼 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은 대구 상황은 많이 안정되었지만, 그간의 힘들었던 정신적 육체적 피로감은 여전히 상당한데 사실이다. 아직도 구급차의 지원 근무가 계속되고 있는 현실이다. 대구뿐만 아니라 전국적 아니 세계적인 코로나19의 심각한 사태가 하루빨리 종식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온 국민이 함께 힘을 모아 고통을 분담하고 노력한다면 이국 난은 반드시 극복될 것이며, 힘들었던 이 순간들은 훗날 모두 함께 웃으며 감동과 화합의 계기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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