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고 있지만, 전북지역 유명 공원 등지에서는 꽃놀이를 즐기려는 시민들이 북적였다.

도내에서는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들 외에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어 긴장이 풀린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3일 오후 원광대학교 수덕호 옆 벚꽃 길. 이곳에는 흡사 학기 중과 다름없는 모습이 연출됐다. 적게는 두 명에서 많게는 4~5명의 일행과 벚꽃 길을 찾은 이들은 각기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이날 벚꽃 길을 찾은 이들 중 마스크를 쓴 사람 수는 10명 중 1명꼴이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닫힌 수목원 입구도 이들의 걸음을 막지는 못했다.

4일 오후 2시께 찾은 아중저수지 인근 도로에는 차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주차공간이 부족하자 저수지 옆 천변에까지 차를 놓아 둔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저수지 옆에 조성된 벚꽃 길로 향했다. 몇몇은 준비해 온 돗자리를 깔고 봄 소풍을 즐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야외 활동 최대한 자제’ 등을 안내하는 문자가 도착했지만 신경을 쓰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저수지 옆 산책로의 폭이 그리 넓지 않은 탓에 2m 거리유지는 요원한 일이기만 했다.

전주시에 거주하는 김모(23)씨는 “누구는 봄꽃 볼 줄 몰라서 이러고 있냐”며 “올해만 피는 게 아닌데 왜들 그렇게 나가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자체들이 축제를 취소하고 벚꽃 명소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음에도 불구, 주말 만개한 벚꽃을 찾는 상춘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실제 도내 국립공원 등에는 바깥을 찾는 사람들의 걸음이 이어졌다. 내장산 국립공원에는 지난 3월 한 달간 3만 8천여 명이 방문했다. 이는 작년 3월 방문한 5만 800여 명에 비해 4분의 1 가량이 줄어든 수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할 것으로 보였으나,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는 것이 국립공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강영석 도 보건의료과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란 사실 어느 기한을 꼭 지켜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 녹아들어야 하는 것”이라며 “나와 내 주변인 뿐 아니라 모르는 이들의 피해까지도 막기 위한 일이니 잘 지켜달라”고 당부했다./김수현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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