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돕기 위해 4일 도청 주차장에 ‘농수산물 특판행사’를 열었다.

‘드라이브 스루(Drive-Thru·자동차 이동형)’ 판매 방식으로 진행된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

행사 시작 4시간 만에 준비한 농수산물이 완판됐을 정도로 행사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전북도의회 주차장 한쪽에 마련된 판매소에는 딸기, 방울토마토, 사과, 농산물 꾸러미, 동죽(수산물) 등 5만5000톤의 상품이 쌓여 있었다. 도 관계자는 “이번 농수산물 판매행사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접목 시켜 행사장에서의 접촉을 최대한 줄였다”고 설명했다.

농수산물 특판행사장 이용객들은 차 안에서 주문표를 작성한 뒤 판매대까지 차로 이동하면 도청 직원들이 원하는 상품을 트렁크에 실어줬다.

주문부터 상품 수령까지 차에서 내리지 않아도 된다는 편리함 때문에 이용객들은 대체로 만족감을 드러냈다.

게다가 딸기, 방울토마토, 사과, 동죽(수산물) 등 안전하고 신선한 농수산물이 30~50% 할인돼 큰 호응을 얻었다.

효자동에 거주하는 이모씨는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길래 찾아오게 됐다”며 “주문서 작성부터 상품 수령까지 차 안에서 모든 게 이뤄져서 편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행사장을 찾은 한 시민은 50분째 도청 안으로는 들어가지도 못한 채 길바닥에 멈춰있다고 하소연했다.

시민은 “출입구(북1문)는 하나인데 차는 의회쪽 방향에서도 들어오고 KBS 방향 쪽에서도 들어오니까 정체가 심하다”며 “동죽 사려고 주말 오전부터 차 끌고 나왔는데 정작 사고 싶었던 물품을 사지도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동죽은 판매 시작 30분만에 완판됐다.

또 다른 시민은 “차 안에서 농수산물을 살 수 있는 건 획기적인 방법이지만, 직접 눈으로 상품을 보지 못한다는 점은 아쉽다”며 “마스크를 착용했는데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차에서 아예 내리지 못하게 하니까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고 했다.  

'드라이브 스루'를 모르는 어르신에 대한 배려가 없어 아쉬움이 남았다.

오전 10시 30분. 자전거를 타고 도청까지 온 심영권(77)씨는 상품을 구경도 하지 못한 채 집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드라이브 스루(자동차 이동형)'가 어떤 의미인지 알지 못했다.

단순히 농산물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소식에 삼천동에서부터 30분 넘게 자전거를 타고 도청으로 왔다. 하지만 농산물 판매가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만 이뤄져 자전거를 끌고 온 할아버지는 상품을 구입할 수 없었다.

심 씨는 “‘드라이브 스루’가 뭔지 몰랐다”며 “판매대로 가려고 하니까 직원이 막아 세우면서 차가 아니면 살 수 없다고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일부러 농산물 사려고 30분 걸려서 여기까지 왔는데 아무것도 못 사고 돌아간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도는 예상했던 것보다 행사장을 방문한 도민들이 많아서 운영상 매끄럽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시름에 처한 농어민을 돕기 위해 특판행사를 구상한 송하진 도지사도 이날 오전부터 판매장을 찾아 농수산물을 판매하며 도민들을 응원하고 격려했다.

송하진 지사는 “이번 드라이브 스루 특판행사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몸은 멀리, 그러나 마음은 가깝게’라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뜻을 잘 담고 있다“며 ”농어민에게 새로운 판로와 희망을 주고 도민에게는 건강과 안전을 선사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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