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주군 이장협의회장 김일권

코로나19 대응, 주민의 공감과 협조가 필요할 때

잠시 움츠려 있을 뿐, 굴복한 것은 아니다.

대지와 산천이 먼저 알고 봄기운에 생기가 돌지만, 우리는 아직 봄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코로나19라는 불청객에 온기를 빼앗겨 얼어붙은 마음까지 녹이지 못한 듯하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 것이 낯설지 않은 일상이 되고, 기침 한 번에 주위 이목을 끄는 웃지 못할 상황이 우리를 안타깝게 만든다. 국내 확산세가 다소 꺾였다하더라도 세계적 대유행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이젠 그 어떤 예측조차 조심스럽기만 하다.

 

그래도 고무적인 것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한민국의 의료방역 시스템을 세계가 주목한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의 대처 능력과 역량이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각 지방자치단체 또한 주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나름의 대응책을 내놓고 힘든 시기를 벗어나려 애쓰고 있다.

무주군의 경우는 더욱 적극적이다. 정부방침에 따라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는 한편,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지역 현실에 맞는 대책을 세우고 모범적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 사각지역 발열체크 초소 운영,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빈틈없는 방역, 위험군과 취약층 관리 등 감염병 확산방지 뿐 아니라 위축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노력에 고단함을 잊은 지 오래다.

민간의 활동도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주민을 대표하는 마을구심체는 무주군 방침을 응원하며 각자의 역할을 가지고 동참하고 있다. 단체와 개인의 기부행렬도 이어져 코로나바이러스 확산보다 긍정바이러스 전파가 더욱 거세다.

 

그럼에도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아직 부족함이 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코로나19 확산을 종식시키고자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독려하고 있는 시기. 어느 때보다 지금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은 주민 개개인의 공감과 협조다.

주민들이 기본적인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여가 생활터를 잃어 공허감을 호소하는 것을 보면 절로 한숨이 나온다. 하지만 물리적 거리가 심리적 거리마저 멀게 하는 것은 아니다. 가족을 포함한 주위 사람들, 그리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소소한 일상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이며 의미 있는 시간이었는지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 어려운 시기를 언제까지 감내해야 할지 모르지만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백하다. 개인위생과 생활방역은 물론, 확산 양상과 추이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스스로 실천하는 것이 최선이다. 내 건강을 위한 행동이 우리를 위한 배려임을 잊지 말자. 독단적독선적 행동과 안일한 생각이 가장 위험한 시기임을 명심하자.

지금 잠시 움츠려 있을 뿐, 코로나19 따위에 굴복한 것은 아니다. 이런 감염병 확산에 따른 위기는 예전부터 있어 왔고, 앞으로도 계속 생성과 소멸을 반복할 것이다. 우리는 재난과 위기 상황에서 서로를 배려하며 항상 슬기롭게 대처해왔다. 갑갑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당당히 크게 호흡할 수 있는 그날을 고대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

무주군 이장협의회장 김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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