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대 국어교육과 김승우 교수가 고전문학 작품을 통해 전북 지역의 문화를 탐색한 저서 <옛 문학에서 발견한 전라북도 문화 풍경>(태학사)을 최근 출간했다.

이 책에서는 전북의 지리적 풍광과 인문 환경이 작가들의 주관으로 해석되고 의미를 부여 받는 과정을 밝혔다.

이로써 옛 시대의 전북 지역 문화를 바라보는 독특한 결을 되살려냈다.
특히 기존에 이미 잘 알려진 사항들보다는 그에 버금갈 만한 흥미로운 문화적 자산을 발굴하여 구명하는 데 주력했다.

지역별로는 전주, 임실·장수, 부안·고창, 익산·군산, 순창, 진안이다.
전주에 관해서는 ▲시조(時調)에 반영된 조선후기 전주의 문화, ▲가사(歌辭) ‘완산가(完山歌)’를 통해 본 19세기의 전주 유람 루트, ▲태조 이성계의 조상에 관한 전주 지역 설화의 특색을 살폈다.

또한 ▲임실·장수 일대의 누정(樓亭) 문화와 시가(詩歌) 향유, ▲조선후기 문인들에게 각광 받은 부안·고창의 해안 풍경, ▲금강 물길을 따라 이루어진 익산·군산의 조운(漕運) 항로, ▲왕족 출신 시조 작가 이세보(李世輔)가 선정한 순창의 팔경, ▲진안 마이산을 배경으로 전승된 몽금척(夢金尺) 설화의 면면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시조에 반영된 조선후기 전주의 문화’에서는 현존 시조가 전주라는 지역전체를 통괄하거나 전주의 역사적 의미를 술회하기보다는 전주의 명소 내지 인물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지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구도에 따른다면 명승으로는 한벽당, 만경대, 덕진지가 주요 소재로 파악되며 전주부 기녀를 소재로 한 작품까지 덧붙여 모두 네 개의 범주를 설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사 완산가를 통해 본 19세기의 전주 유람 루트’는 철종~고종 연간의 문인인 사애 민주현(1808~1882)이 전주에 재임하는 동안 지은 2음보 1구 기준으로 200구에 달하는 가사 완산가를 분석했다.
전주의 풍경을 다채롭고도 연속적으로 그려낸 완산가와 전주 주요 명승을 둘러 본 후 지은 여러 편의 한시도 함께 분석했다.
저자는 민주현이 작품을 창작한 경위를 검토한 후 작품의 내용을 ‘전주의 지세와 역사에 관한 인식’과 ‘민주현의 눈에 비친 19세기 전주의 풍광과 문화’라는 두 범주로 나누어 논의했다.

‘태조 이성계의 조상에 관한 전주 지역 설화의 특색’에서는 태조 이성계의 고조부 목조 이안사(?~1274)에 관련된 전승들 가운데 전주지역에 전해 오는 장군수와 호운석 설화의 특징 및 전승 양상을 해명했다.
장군수는 목조가 나무 아래 단정히 앉아 있으면 여러 아이들이 지나면서 절을 하는 모습이 마치 관청에서 조회를 하는 모습과 흡사하다는 정도의 내용으로 단출함 때문에 식자층의 관심을 받아 국가에서 hk는 시험에 시제로 채택됐다.

반면 민담의 성격이 뚜렷한 호운석은 관련 설화를 관헌이나 조정에서 공인했다는 기록도 없고 민간에서 보다 활발히 전승,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주 지역에서는 두 설화를 전승하고 그 의미를 강조하면서 이를 통해 지역의 위상을 드높이려 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책은 글 외에 다수의 사진 자료와 고지도 및 관광 안내지도를 수록하여, 학술서이면서도 교양서의 성격을 겸하도록 하였다.
저자 김승우 교수는 2014년부터 전주대에 근무하고 있으며, 고전문학 분야 최우수 박사학위논문에 수여하는 나손(羅孫)학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이전에 출간한 저서 <용비어천가의 성립과 수용>, <19세기 서구인들이 인식한 한국의 시와 노래>가 각각 문화체육관광부,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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