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청정지역인 전북의 방역체계가 위협받고 있다.

따뜻해진 날씨 탓에 봄철 나들이객이 늘면서 집단감염 우려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역유입이라는 변수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최근 도내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3명의 확진자 모두 미국·유럽과의 코로나19 역학적 연관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전북도에 따르면 28일 기준 도내 해외 입국자는 모두 390명이다. 권역별로는 미국 75명, 유럽 57명, 미국을 제외한 아메리카 30명, 아시아 198명, 기타 30명 등이다.

도에서는 지난 18일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소강상태에 접어든 모양새였다. 하지만 26일 미국여행을 다녀온 대학생이 입국한 후 연이어 확진자가 추가되면서 지역은 불안감에 휩싸이게 됐다.

도 보건당국은 해외에서 입국한 3명의 확진자 중 2명은 이동 시 마스크를 착용했으며 확진자 모두 접촉자가 가족 이외에 1~2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루 평균 30명 정도의 해외 입국자가 계속 들어오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봄철 나들이객 증가로 국내 소규모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조심스레 나온다. 주말(29일) 전북지역 고속도로 교통량을 살펴보면 11만7774대의 차량이 도에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주말(22일)에 유입된 차량(11만2897대)에 비해 4877대가 늘어난 셈이다.

이 때문에 대규모 감염 재확산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만약 지역 내 감염의 불길이 다시 번지게 되면 코로나19 종식은 더욱 어려워질 공산이 크다.

이에 도는 지역사회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강경책을 세웠다. 도내 해외 입국자 전원을 대상으로 각 시군보건소 선별진료소를 통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한다.

또 해외 입국자를 통한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 인재개발원과 군산, 익산, 전주에 ‘해외 입국자 임시생활시설’을 가동할 예정이다.

이 시설에는 증상이 없는 해외 입국자와 자가격리자 중 거주지가 없거나 격리시설 입소를 원하는 이를 대상으로 하며, 입소 후 3일 이내에 코로나19 검사가 진행된다.

아울러 해외 입국자의 도민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택 또는 해외 입국자 임시생활시설로의 이송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미국·유럽발 인천공항 입국자는 전용 차량으로 광명역까지 인솔하고 KTX 전용칸에 탑승시키고 있다.

그 외 입국자는 인천공항에서 시외버스 또는 리무진에 탑승하고 있다.

도는 미국·유럽발 해외 입국자가 광명역 KTX 이용 시 하차하는 전주·익산역 등 도내 5개 역에 근무자와 임차 택시 10대를 배치하고 무상으로 이송 지원한다.

공항버스를 이용할 경우 전주 월드컵경기장, 익산보건소, 군산보건소, 남원 농협하나로마트에 전용 임시 하차장을 정하고 근무자와 차량을 배치해 이송 관리에 들어간다.

현재 월드컵경기장에는 도 소방본부 지원 차량 15대가 배치돼 귀가를 지원하며, 군산과 익산 보건소에는 보건소 차량 3대, 남원 하나로마트에는 임차 택시를 통해 이송을 돕는다.

익산 보건소에 하차하는 해외 입국자는 자택 또는 임시생활시설인 익산 유스호스텔까지 이송된다.

전북도 관계자는 “봄철 나들이객 유입에 대한 전북도만의 방역 지침은 따로 없다”면서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서 대응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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