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53호인 ‘고창 선운사 만세루(高敞 禪雲寺 萬歲樓)’가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될 전망이다.

‘고창 선운사 만세루’는 조선후기 불교사원의 누각건물이 시대적 흐름과 기능에 맞춰 구조를 적절하게 변용한 뛰어난 사례로 자재 획득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독창성 가득한 건축물로써의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만세루는 1620년(광해군 12)에 대양루로 지어졌다가 화재로 소실됐으나 1752년(영조 28)에 정면 9칸 측면 2칸 규모의 익공계 단층건물(맞배지붕)로 다시 지어져 현재까지 온전하게 남아 있다. 최초 중층 누각구조로 지었으나 재건과정에서 누각을 불전의 연장 공간으로 꾸미려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현재와 같은 단층 건물로 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내 사찰누각으론 가장 큰 규모인 정면 9칸으로 중앙 3칸과 좌우 각 3칸의 보를 거는 방식의 차이를 보이는데, 이처럼 한 건물에서 두 가지 방식으로 보를 걸어 구조적 안전을 꾀하면서 누각의 중앙 공간을 강조한 점이 부각되고 있으며 또한 자연 그대로 휘어진 목재를 주요 구조재로 사용함으로써 당시 목재 수급의 어려움을 뛰어난 지혜를 통해 극복해냈다.

특히 자연스럽게 둘로 갈라진 나무를 의도적으로 사용해 마치 건물 상부에서 보들이 춤을 추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점 등이 창의적이고 예술성이 돋보이는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7일 고창군은 문화재청이 이날 ‘고창 선운사 만세루’의 건축학적 특징과 역사적, 예술적, 학술적 우수성을 인정하여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며 이후 30일간의 예고기간에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한 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될 예정이다.

/고창=신동일기자.s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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