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지자체가 2주간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하고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전북지역 4010개 교회 중 1841곳이 지난 주말 예배를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전북도에 따르면 전날(22일) 도내 3090개 교회를 점검한 결과, 1249곳(40.4%)이 예배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정부와 전북도가 강력한 사회적 거리 실천을 요청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도내 1841곳(59.6%)의 교회에서 예배를 진행한 셈이다.
전주지역만 보더라도 22일 주말 예배가 이뤄진 교회는 전체 667곳 중 367곳(55%)에 달한다. 실제 이날 전주시 평화동에 위치한 A교회에서는 오전 11시 예배에 100여명 가량이 참석했으며, 같은 동네에 있는 B교회에서도 교회를 찾은 신도들과 예배를 진행했다.
주말 예배를 강행한 교회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주말 예배를 나오는 분까지는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회 관계자는 "주일 예배를 지키는 것을 목숨처럼 여기는 분들이 있는데 그분들을 무조건 막을 수는 없다"며 "교회에서도 가급적 온라인 예배를 하려고 하고, 함께 예배를 볼 때 2m씩 간격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뒤늦은 발표에 대해 문제를 삼기도 했다. 특히 현장과의 온도 차가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주말을 앞두고 강력한 사회적거리두기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실상 현장 지도 강화에 나서는 지자체에서는 주말을 넘겨 평일부터나 제대로 점검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정부 방침이 내려오고 도와 시군에서는 주말 종교시설 점검을 나섰지만 상황을 모르는 교회들도 있어, ‘종교시설 행정명령’ 안내문을 전달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로 인해 개학을 앞두고 전북도가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위해서 절박하게 호소하고 있지만, 그저 호소에만 그치고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 
이에 전북도 한 관계자는 “도 지휘부가 수차례 종교시설들에게 모임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되려면 권고보다 더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극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교회들도 있지만, 일부 집단감염 사례가 있었던 만큼 이번 기회에 정부와 지자체가 특수한 상황에 대해서 후속조치 할 수 있게끔 법 강화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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