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군산과 전북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새만금을 미국 휴스톤과 같은 산업도시 모델로 설계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그동안 새만금에서 전기자동차라는 산업생태계 축이 조성되긴 했지만, 전장부품, 배터리 등에 갇혀 기술 부가가치가 높은 다른 신산업은 활발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주장은 20일 전북도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2020년 새만금 전문가 워킹그룹 킥오프 회의’에서 나온 것으로, 산업·투자 분과 위원의 김영철 군산대 교수가 특색있는 미래산업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이날 킥오프 회의에는 박철웅 새만금추진지원단장을 비롯해 ▲정책·기획 ▲산업·기획 ▲관광개발 ▲수질·환경 등 4개 분과별 위원, 전북연구원 새만금 연구센터 연구위원 등 전문가 20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새만금 내부개발, 수질 개선 등 새만금사업의 현황과 주요 현안을 설명하고, 향후 분과별 논의과제 및 방향성 등을 제시했다.

김영철 교수는 “군산지역에 자리 잡은 대기업들이 문을 닫으면서 지역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다”며 “새만금을 활용해 희망을 줄 수 있는 아젠다(의제) 형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휴스톤, 스웨덴 말뫼, 이스라엘 텔아비브처럼 기술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에 전북도 뛰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휴스톤은 석유·가스산업 및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밀집해 있으며 이를 토대로 첨단산업과 에너지 공업을 특화시켰다. 현재 경제 성장 잠재력을 지닌 도시로 꼽힌다. 이스라엘의 경제수도로 불리는 텔아비브 역시 작은 항구도시에 불과했지만, 자율주행산업을 이끌며 세계의 주목 받고 있다. 

김 교수는 “현재 새만금 안에도 전기자동차 산업이 형성되고 있지만, 핵심 기술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며 “제조업의 가치가 예전보다 훨씬 떨어졌기 때문에 조립 형태의 산업보다는 기술이 남는 산업 발굴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지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던 제조업의 부진으로 도내 경제상황이 침체된 만큼 도에서는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첨단산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인력양성과 강소기업 육성이 가능토록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부분 좋은 인력들은 수도권으로 떠나기 때문에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는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며 “앞으로 첨단기술 확산방안과 인력·앵커기업 발굴 육성 등에 대해 고민하고 방향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이밖에도 워킹그룹 위원들은 새만금 특별회계 설치방안과 2023년 잼버리대회와 연계한 게이트웨이 부지 활용방안, 새만금 수질개선 후속사업 발굴 등을 중점 논의과제로 선정하고, 방향성을 제시할 계획이다.

박철웅 새만금추진지원단장은 “새만금 방조제가 준공된 지 1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는 새만금 내부개발을 더욱 가속화할 중요한 시점에 있다”며 “새만금 내부개발 콘텐츠 발굴과 새만금 주요 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2016년부터 운영되어 온 새만금 워킹그룹은 새만금과 관련된 실무전문가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새만금사업 단기과제에 대한 논의와 주요현안에 대한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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