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지역 유초중고 개학이 4월 6일로 미뤄진 가운데 대학입시를 앞둔 고3 수험생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됐다.

휴업 5주는 고3 대학입시 준비에 차질을 빚어, 2021학년도가 N수생을 위한 입시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

교육부는 17일 전국 모든 유초중고등학교와 특수학교 2020학년도 1학기 개학을 3월 23일에서 4월 6일로 2주 동안 추가 연기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고3 대입이다. 중요한 시기 한 달이나 쉬어 수시와 정시 전형 준비가 순탄치 않을 거란 분석이다.

수시를 공략하는 학생들은 1학기 정기고사 횟수가 줄 경우 내신 성적 부담이 늘고, 전형에 결정적인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작성에 어려움을 겪을 거란 전망이다.

휴업을 3주 이상 진행, 수업일수를 감축하면 1학기 치르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중 중간고사를 건너뛸 가능성이 높다. 중간고사를 수행평가로 대체하면 공정성 시비가 붙을 수 있다.

학생부 마감이 예년처럼 8월 31일이고 이번 여름방학이 2주 정도임을 고려하면 학생부 기록과 수정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감염 부담으로 기관 체험과 봉사활동, 교내 대회 개최가 없다시피 해 학생부에 쓸 게 없다는 말도 나온다.

정시를 목표 삼은 학생들도 불리하긴 마찬가지. 수업일수에 맞춰 수업시수를 줄이면 진도를 제 때 끝내기 어려운 등 수능 성적에 영향을 미칠 거란 설명이다.

전주 한 고교 3학년 담임교사는 “2주 더 연기했으니 과목별 과제를 추가하고 학생과 학부모 입시 궁금증에 전화로 답할 거다. 하지만 애들이 공부를 하는지, 어느 정도 준비됐는지 사실 파악이 안 된다”고 털어놨다.

이어 “문제가 심각해졌다. 1학기 정기고사가 1번으로 줄면 아이들이 내신성적을 만회할 기회가 그만큼 준다. 이번 방학엔 학생부 준비하기도 빠듯한데 학생들이 외부활동할 곳이 없어 기록할 것도 없다”며 “국어만 해도 과목이 3개고 진도를 끝낸 뒤 교재를 두 개 더 보는데 수능 전에 다 끝낼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미 진도를 끝내고 대입을 준비 중인 N수생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란 얘기도 나오는 상황, 교육부는 수시모집, 정시모집, 수능, 6월과 9월 모의평가 등 대입 일정 변경을 검토 중이다.

도내 교육계 관계자들은 종합적으로 접근하되 지역 상황을 반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한 일정을 바꿀 시 모든 일정을 순연해야 하기 때문에 다면적으로 살펴야 한다”며 “재학생과 N수생 사이 형평성을 고려해 수능 난이도를 낮추는 식의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수시를 적극 활용하는 도내 학생들이 이를 원활히 준비하도록 도교육청 차원 대책이 필요하다”며 “교육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소외계층을 위한 대안도 촘촘히 마련해 달라”고 했다./이수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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