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숙 익산시 부시장
 
코로나19가 중국을 넘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대한민국의 경제 시계 또한 멈춰 섰다. 지난 6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 사태가 6개월간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한국의 관광산업 피해액은 최대 3조 7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실제 익산시만 하더라도 지난 1월 개관하여 첫 주말 3일간 4만 명, 설 연휴 나흘 동안 10만 5천명의 관광객들이 다녀간 국립익산박물관을 포함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관내 모든 관광지와 공공시설, 다중이용시설이 모두 임시 휴관에 들어갔다. 또, 한겨울 추위 속에서도 늘 북적이던 도심의 거리는 마른가지에 물이 오르고 언 땅에 온기가 스미는 계절이 다가왔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속된 소비심리 위축으로 지역 상권은 직격탄을 맞고 있으며, 쉽게 진정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2020년, 우리는 이처럼 잔인한 봄을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절망스러워 보이는 이 상황 속에서도 연일 쏟아져 나오는 훈훈한 소식들과 따뜻한 온정의 손길들은 시민들의 얼어붙은 ‘마음의 온도’를 높여주며 지역사회에 선한영향력을 전파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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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동과 남중동에서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임차인을 돕기 위해 건물주가 매월 임대료를 감면해주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팔봉동의 한 건물주도 3월부터 경영상태가 호전될 때까지 매월 20만원의 임대료 인하해 주겠다고 먼저 제안해줬다며 세입자가 직접 제보하는 등 익산시에서도 ‘착한임대인 운동’이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한편, 관내 소독업체 7곳은 코로나19로 호황을 누릴 수 있는 절호의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자발적으로 자원봉사 방역단을 구성하여 관내 다중이용시설 및 전통시장, 취약계층 시설에 총 28회에 걸친 방역소독 자원봉사를 실시해 지역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의료진들의 노고를 응원하기 위한 온정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최일선에서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보건소 직원, 원광대병원 의료진에게 전화, 문자, 손수 적은 편지로 고마움을 전하는가 하면 격려물품, 성금, 마스크, 소독용품 등을 쾌척하는 시민과 단체들도 줄을 잇고 있다.
 
특히, 며칠 전에는 이리동산초 학생이 인화119안전센터를 방문해 고마움을 담은 손 편지와 함께 마스크 부족으로 인한 구급대원의 안전을 걱정하며 마스크 한 박스를 기부한 사실이 알려져 가슴 따뜻한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남을 돕거나 혹은 단지 누구가의 선행을 보는 것만으로도 인체의 면역항체 수치가 높아지는데, 이를 두고 ‘마더 테레사 효과’라고 부른다. 선행은 이처럼 주는 이와 받는 이, 그리고 지켜보는 이 모두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대소(大小) 경중(輕重)의 차이는 있겠지만 인생은 언제나 역경의 연속이며, 우리는 그 역경을 딛고 발전해 왔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위기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서로에게 견뎌낼 용기와 희망을 주는 든든한 이웃들 덕분에 우리는 이 위기를 훌륭하게 이겨내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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