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개학연기로 인한 유초등 긴급돌봄 정책 관련, 교육부와 전북도교육청 간 온도차가 학교 구성원 혼란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교육부는 6일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유치원과 초등학교 긴급돌봄 시간을 오후 7시까지 운영하고 참여학생들에게 중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개학연기가 2주 추가됐고 학원 휴원도 권고하다보니 학부모들 육아 고충이 매우 크다. 돌봄 운영 시간을 단기간 조금이나마 늘려 해소해주고 싶다”며 “시간 연장과 중식 제공은 시도교육청 실무자, 교육감과 협의한 만큼 특별한 사정이 아니면 따를 거다. 추가연장으로 인한 인력, 비용은 교육청 자체예산(초등)으로 소화하며 지원요청이 있다면 고려할 순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전북교육청은 9일 돌봄 시간은 전과 마찬가지로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고 했다. 점심은 교육부 예산 지원을 전제로 교육부 입장을 따른다는 설명이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들은 “오후 5시면 됐던 돌봄 시간이 코로나19로 늘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그로 인해 퇴근이 늦어지는 건 아니지 않나. 연장근로에 따른 대책, 반발은 교육청 몫”이라며 “유치원은 돌봄 운영비가 따로 없어 점심을 제공하기 힘든데 교육부 예산이 지원된다니 따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승환 교육감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대법원 판례를 거론하며 장관과 교육감 지시가 다를 시 교육감 지시에 따라도 문제없다는 입장을 전한 걸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교육청도 합의했으니 따르는 게 합당하다고, 전북교육청은 발표는 정부가 했으나 책임은 우리가 지니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맞서는 상황.

당장 시행할 정책은 갈 길을 잃은 모양새다. 학교현장에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한 초등학교 교장은 “아직 도교육청 공문을 못 받았지만 교육부 발표를 보고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어린 자녀들이 있는 돌봄전담사들 대신 교사 한 명이 근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학교에선 부담이다. 4개반이던 돌봄이 10일부터 8개반으로 느는 등 개학추가연기로 돌봄 인원이 느는데 시간까지 늘려야 해서다. 연장 수요조사와 시행 여부는 공문이 와야 정할 것”이라고 했다.

학생과 학부모들도 혼란스럽다. 한 초등학교 학부모는 “퇴근시간이 오후 6시라 돌봄이 오후 7시까지 추가된다는 교육부 발표를 듣고 좋았는데…전북교육청이 원래대로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며 “연장 수요가 있는지 정도는 확인하면 좋았겠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돌봄 시간이 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충분히 협의해 정책 마련부터 현실화 방안까지 도출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두 기관 사이 힘겨루기와 떠넘기기로 피해를 보는 건 학생이란 이유에서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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