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함께 극복하기 위한 상생실험이 전주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전주발(發) ‘착한 임대운동’, 범시민 운동인 ‘착한 소독운동’, 힘겨운 소상공인에게 힘을 불어넣는 ‘착한 소비운동’ 등이다.
이러한 3대 운동은 전주시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 코로나19를 극복하겠다는 공동체정신이 발현된 것들이다.
전주에서 시작된 상생실험은 전국 지자체의 모범사례로 꼽혀 점차 확산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와 관련, 전주시가 ‘시민들의 최후의 보루’라는 강한 신념으로 도시 전역에 걸친 방역소독 등 강력한 선제 대응에 나서자 시민들도 너나 할 것 없이 팔소매를 걷고 동참하고 있다.

▲코로나19 극복, 시민참여 3대 운동
코로나19라는 위기상황을 ‘함께’ 극복하겠다는 상생정신이 발현된 첫 발걸음은 건물주들의 ‘착한 임대운동’을 꼽을 수 있다. 경기불황에 코로나19라는 겹악재에 힘겨워하는 임차인들의 고통을 분담키로 한 것이다. 전주에서 시작된 착한 임대운동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치권 등의 극찬 속에 전국으로 확산됐다.
전주한옥마을에서 시작된 착한 임대운동에는 지난 달 기준 전주지역 전통시장과 대학로, 구도심 등 전주 주요 상권의 건물주 78명이 동참했고, 135개 점포가 작지만 큰 선물을 받았다. 이후 전주 곳곳에서 건물주 40여명(170여개 점포)이 착한 임대운동에 동참하겠다는 추가 의사를 밝혀왔다.
시도 이들 착한 임대인(건물주)의 재산세 감면을 제도적으로 지원해 주는 등 이들의 동참에 힘을 보탰다. 또 공공기관 소유 건물의 임대료를 인하하는 한편, 상하수도요금 등 공공요금을 감면해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착한 소독운동’이다. 매주 한 차례 실시되는 ‘전주시 일제 소독의 날’과 앞서 운영된 소독주간은 이러한 시민들의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시민들과 통장, 자생단체, 자율방제단, 공동주택 관리사무소, 자원봉사자 등은 4일 첫 번째 ‘전주시 일제 소독의 날’을 맞아 집과 가게, 동네, 집 앞 골목길, 공동체 공간 등을 소독했다. 공공기관·민간 사업체·산단 입주기업 직원들, 소상공인 등도 사무실과 작업실, 영업장을 일제 소독하면서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동참했다. 주요도로와 공원, 전주역, 고속·시외버스터미널, 백화점, 대형마트, 전통시장, 체육시설, 버스, 택시 등 다수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장소는 공무원과 산하기관 직원, 시설 관계자, 자원봉사자들이 책임졌다.
시는 코로나19 종료시점까지 매주 수요일 ‘일제 소독의 날’을 이어가는 한편, 소독약품 무료 지원 및 소독장비 무상 대여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착한 소비운동’도 빼놓을 수 없다. 코로나19 여파로 고객들의 발길이 끊긴 음식점 등을 대상으로 착한 소비운동을 펼치고 있다. 시청 직원들과 산하기관 직원 등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각 과·동별로 확진자가 다녀간 음식점을 찾아가 식사를 하거나, 배달 주문에도 적극적이다. 또 인후2동과 한옥마을지원과 등 전주시 각 과·동별로 비록 확진자가 다녀가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된 상권 회복을 위해 인근 식당을 이용하고 있으며, 시민들의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위기 속에 빛난 ‘착한 공동체 정신’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전주 3대 시민운동은 갈수록 붕괴되는 공동체를 회복시키고 있다.
임대료 인하를 결정한 착한 건물주들은 고통과 어려움을 분담하자는 ‘함께’라는 마음으로 기꺼이 참여했고, 착한 소독과 착한 소비에 참여한 시민들도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지혜와 공동체정신을 모았다.
뿐만 아니라 전주지역 곳곳에서는 어려움 속에서도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하는 도움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전주 각 지역에서는 ‘마스크 기부’에 대한 시민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또 한일섬유·명성어패럴·예전실업·예스더실업·동진실업·대연재단 등 전주지역 6개 섬유제조업체도 홀로 거주하시는 어르신과 차상위 계층, 한부모 가족 등 취약계층을 위한 사랑의 마스크 3만장을 전달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더욱 힘든 시기를 보내는 이웃들을 위해 소액이지만 성금을 기탁한 익명의 기부자들도 잇따르고 있다. 실제 지난달 20일에는 한 남성이 전주시청을 찾아와 코로나19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현금 19만5,060원이 든 돼지저금통 3개를 전달했다.
전주지역 의료기관과 의료인들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다. 전북대학교병원, 예수병원, 전주병원, 대자인병원 등 4개 병원은 24시간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주시의사회 회원 15명이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운영에 협조하는 등 적극 나서고 있다. 감염병 분야 권위자인 권근상 교수(전북대학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실장), 이주영 교수(전북대학병원 호흡기전문질환센터 예방관리센터장), 황정환 교수(전북대병원 감염분과) 등 3인은 전주시 보건의료자문관을 맡아 시민들의 감염병 예방과 확산을 막기 위한 전문적이고 신속한 대응을 돕기로 했다.
 전주시 자원봉사자들도 개강을 맞아 중국에서 입국했지만 격리 중에 있는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사랑의 꾸러미’ 간식세트를 전달하기도 했다. 사랑의 꾸러미에는 ‘역경 속에서 더 아름다운 꽃을 피울 것이다. 함께하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전주시가 함께 합니다.’라는 중국어로 번역된 응원의 메시지 카드도 함께 담았다.
이외에도 한 시민은 ‘코로나19로 고생이 많다. 전주시민인 것이 감사하다’라는 내용의 쪽지와 함께 전주시 재난안전대책상황실 비상근무자를 위한 야식 도시락 10여개를 지원했으며, 인근 커피숍에서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근무하는 상황실 근무자를 위해 커피를 후원하기도 했다.
김장천기자·kjch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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