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전북지역 혈액수급 상황도 나빠지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감염을 우려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헌혈자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전북도청 공무원들을 비롯해 기업에서 단체 헌혈에 나서고는 있지만, 부족한 혈액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4일 대한적십자사 전북혈액원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혈액 보유량은 평균 3.1일분에 불과하다. 이는 적정 혈액보유량인 평균 5일분 이상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혈액형별로는 ▲O형 2.8일분 ▲A형 2.4일분 ▲B형 3.7일분 ▲AB형 4.2일분이다.

전국 평균 혈액량 역시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4일 0시 기준 전국 혈액 평균량도 3.1일분 남아있다. 혈액형별로는 ▲O형 2.6일 ▲A형 3.1일 ▲B형 3.7일 ▲AB형 3.2일분이다.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가 현실화되면서 감염을 우려한 시민들이 헌혈을 꺼리는 분위기다. 이로인해 혈액수급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일각에서는 도내 혈액수급 위기단계가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될 위기에 처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한적십자 전북혈액원은 “현재 전북지역 혈액수급은 ‘관심’ 단계지만, 만약 하루라도 혈액수급이 이뤄지지 않게 된다면 얼마든지 ‘주의’로 올라갈 수 있다”면서 “이는 전년 대비 1000건 이상 줄어든 수치”라고 설명했다.

혈액수급 위기단계는 3~5일분 미만일 경우 ‘관심’, 2~3일분 미만일 경우 ‘주의’, 1~2일분 미만일 경우 ‘경계’, 1일분 미만일 경우 ‘심각’으로 나뉜다. 전북지역 혈액 1일 소요 예상량은 ▲O형 54유닛 ▲A형 70유닛 ▲B형 47유닛 ▲AB형 32유닛 등 모두 193유닛이다. 만일 이마저도 혈액 수급이 안된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

지난 1월 도내 헌혈 건수를 보면 ▲첫째 주(1~4일) 726건, ▲둘째 주(6~10일) 1406건 ▲셋째 주(13~17일) 1876건, ▲넷째 주(20~24일) 1374건 ▲다섯째 주(27~31일) 1593건을 기록했다. 2월 도내 헌혈 건수는 ▲첫째 주(1일) 212건, ▲둘째 주(2~8일) 1820건, ▲셋째 주(9~15일) 1994건, ▲넷째 주(16~22일) 1809건 ▲다섯째 주(24~28일) 1305건이다.

다행히 최근 공무원과 기업이 헌혈 수급을 돕고자 단체 헌혈에 동참하면서 2월에는 일시적으로 헌혈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다시 코로나19 확산의 최대 고비를 맞으면서 증가했던 헌혈자가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헌혈과정에서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를 해소시키기 위해 채혈직원의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표준 운영 절차 등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북혈액원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신종이기 때문에 헌혈 중 감염이 되는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현재 감염사례는 없다”며 “하루에 3~4번씩 집기 시설을 소독하고 있으며, 직원들도 마스크 착용 등 예방수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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