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민 전주시 사회혁신센터 소장
구독자 여러분들 모두 잘 지내시나요?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이 흔하디흔한 인사인 ‘잘 지내시나요?’가 그 어느 때보다 무겁고 힘겹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코로나가 대한민국을 덥친지 약 1개월이 지났습니다. 어느덧 감염 확진자는 4,800여명을 웃돌고 전국 곳곳의 소·도시에서 빠짐없이 확진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금방 잠잠해질 것 같았던 코로나는 한 종교단체의 집회로 어느 순간 대한민국에 일파만파 퍼졌습니다. 코로나의 감염 확산 속도도 놀랐지만, 그 종교단체의 신도수에 더욱 놀랐습니다. 저로서는 난생 처음 들어본 그 종교단체가 공식 제출한 명단만 약 24만명이니, 명단에 빠져있거나 그들이 말하는 일명 교육생(잠재적 신도)까지 합친다면 그 수가 훨씬 많은 것 으로 예상됩니다.
   코로나가 우한 폐렴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질 질 때만 하더라도 나와는 크게 상관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냥 ‘중국에서 또 뭔가 안 좋은 일이 생겼구나’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안전불감증 문제도 있었지만, 그냥 그 당시에는 크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사태의 심각성이 하루가 다르게 커졌습니다. 이제는 우리의 직장과 일상에 크나큰 지장을 주고 있습니다.
   얼마 전, 대구에서 문화활동을 하는 친구한테 전화를 걸었습니다.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그 친구의 목소리에서 걱정과 고민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어디 대구뿐만이겠습니까. 같은 지역에 사는 주변 사람들의 어려움이 전해질 때마다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조심하는 것 밖에 없다는 사실에 안타까운 마음이 더욱 커지는 것 같습니다.
   정부, 기업가, 국민 등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코로나와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남 얘기처럼 들렸던 코로나는 이제 정말 우리의 일이 됐습니다. 그렇습니다. 비록 내가 확진자는 아니지만, 결국 우리는 공동의 책임을 가지고 함께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는 결국 고통도 함께하고 책임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결국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에겐 익숙하지도 않은 중국의 어느 도시에서 발병이 됐어도, 나와 전혀 상관없는 한 종교단체가 집회를 통해 사실상 확산을 시켰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피해와 마음의 고통은 우리가 모두 나눠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지금 더욱더 공동의 의식을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나를 위해서, 남을 위해서 마음을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본주의와 끝없는 경쟁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런 큰 위기가 닥쳤을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서로가‘연결’되어있다는 마음을 나누는 것입니다. 그 연결의 끈은 조금씩 다릅니다. 내 가족과는 정말 가깝게 연결되어 있고, 다른 지역이나 다른 나라의 사람들에게는 끈의 존재 여부조차 의심될 정도로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더 마음을 열고 우리를 생각해야 합니다. 어쩌면 종교단체 신도들이 가장 먼저 가져야 할 마음인 것 같습니다.
   그 종교단체의 많은 신도들 중 약 60%가 대부분 외롭고, 갈 곳 없이 케어 받지 못 하는 20대라는 사실에 더욱 놀라며 절망했습니다. 저는 나름 힘겹게 살아가는 이 사회의 청년들을 위해 스피커 혹은 해방구 역할을 하면서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많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나름의 반성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해야 할 일이 다시금 명확해진 것 같습니다. 작지만 의미있는 일들을 다시 한 번 찾아보고 실천해야겠습니다. 왜냐면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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