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월 초를 국내 코로나19 유행의 고비로 지목하면서 대인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당부했다. 대구 신천지를 중심으로 일어난 ‘슈퍼 전파’가 전국으로 확산되느냐 여부가 이번 주에 확실해질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와 각 지자체는 지난 주말 각종 모임과 종교행사 등을 최대한 자제해줄 것을 권고했다.

2일 0시 기준 코로나19 국내 확진자는 전날 오후 4시에 비해 476명이 늘어 누적 4212명에 달한다. 이 중 대구 신천지와 연관성을 가진 환자는 3081명으로 전체 73%를 차지한다.

이런 가운데, 전북에서도 신천지 신도로 알려진 26살 여대생 A씨가 확진 판정을 받아 집단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16일 신천지 교회 예배에 참석한 A씨와 함께 예배를 본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이 안되고 있는데다, 감염 경로도 밝혀진 게 없어서다. 이렇게 감염 우려에 대한 불안감이 나날이 증가되면서 재택근무나 근무시간 유연제, 집단 행사 모임 제한 등 이른바 '사회적 거리두기'가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다.

2일 전북도는 도내 대학 휴학생인 A씨가 이날 오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이 환자는 군산의료원으로 옮겨져 격리 치료중이다. 이로써 전북지역에서 7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했으며, 도내 신천지 교회 신도 중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주시 팔복동 신천지 교회 예배에 참석한 A씨는 28일 발열 증상이 나타나 1일 전주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다. 도는 A씨가 대구·경북지역에는 방문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으며, 정부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도에 보낸 신천지 신도 명단에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부모님과 언니, 남동생 등과 진북동 단독주택에서 생활했으며, 부모님 중 아버지는 최종 음성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어머니와 언니, 남동생에 대한 검사가 이뤄졌으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도 보건당국은 확진자 가족 모두가 신천지 교회를 다니는 신도로 확인됐으며, 대구 교회 방문 여부 등에 대해선 여러 경로로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확진자가 16일 이후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어, 카드사용 내용과 CCTV 등을 바탕으로 동선을 파악하고 있다. 무엇보다 도는 16일 교회 예배자 및 방문자 파악을 위해 안내 문자를 발송했으며, 경찰 협조를 얻어 추가로 파악해 나갈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확진자가 16일 이후 바깥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만큼, 그게 사실이라면 가족 간의 전파만 있을 거라고 본다”면서 “확진자 동선파악을 명확하게 조사해 도민들의 염려를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16일 예배 참석자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서 감염원 파악에 주력해 나가겠다”면서 “만약 자진신고와 자가격리를 이행하지 않으면 감염병 예방 및 관리법에 따라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지역 내 확산이 걷잡을 수 없게 되자, 전북도는 집단 행사나 모임 제한 등을 당부하고 있다. 현재 도내 문화체육시설 415개소 중 405곳(수영시설 22곳, 체육시설 69곳, 공연시설 57곳, 공공도서관 62곳, 작은도서관 129곳, 미술관 18곳, 박물관39곳, 작은영화관 9곳 등)은 폐쇄된 상태다. 도내 노인복지시설 6818곳도 전면 휴관조치 시켰다. 이외에도 천주교 전주교구는 11일까지 한시적으로 미사를 중단하는 등 도내 종교계도 모임, 집회 활동을 멈췄다.

도는 정부 지침에 맞춰 임산부,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활용 지침도 내렸다. 도에 따르면 ‘지방공무원 유연근무 운영지침’에 따라 최소 5일 중 1일은 사무실 등에 출근해야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해당기간 동안은 근무 장소로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 아울러 2010년 도입돼 평균 600여명의 공무원이 활용하고 있는 유연근무제 등도 적극활용해 나갈 방침이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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