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경제가 2020년 경자년을 맞아 ‘희망의 몸짓’으로 꿈틀대고 있다. 이는 전주가 대한민국 미래 중추산업으로 일컬어지는 ‘탄소산입 1번지’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최근 세계적인 관심 속에 급부상한 수소경제를 이끌어갈 대한민국 수소시범도시로 선정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밖에 드론축구를 중심으로 한 드론산업 도시, 연기금 중심의 금융중심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세계에서 3번째로 순수 우리기술로 만든 고강도 탄소섬유 탠섬을 양산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전주는 이제 세계적인 탄소산업 도시의 대열에 당당히 어깨를 맞대고 있다. 이에 본보는 전주시의 미래먹거리 산업을 집중 조명하고자 한다.

▲탄소산업, 전주서 꽃 피워
탄소는 전주시와 전북도를 넘어 대한민국의 대표 중추산업이다. 산업화 과정에서 뒤처졌던 전라북도로서는 탄소산업으로 소재산업 르네상스 시대를 주도할 수 있는 새로운 호기를 맞았다.
문재인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맞대응하고, 세계 탄소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초고강도·초고탄성 탄소섬유 개발 등 소재부품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여기에 효성은 2028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전주 탄소공장을 증설하기로 했고 정부에서도 66만㎡ 규모의 전주 탄소소재 국가산업단지를 지정함에 따라 탄소산업이 전북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탄소산업에 대한 전주시의 족적은 지난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주시는 2002년 5월 전북 지역산업 육성을 위한 운영조례를 제정하고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07년 12월 국내 최초 탄소섬유 생산설비 구축에 이어 2008년 4월 효성과 공동기술 계약을 맺었다. 또 그해 10월에는 (재)전주기계탄소기술원으로 법인명칭 변경을 승인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결과로 2010년 10월 국제탄소연구소 개관, 2011년 7월 지식경제부 탄소밸리구축사업 기반구축사업 선정됐고, 2013년 3월 세계에서 3번째로 고강도(T-700급) 탄소섬유인 ‘탠섬’ 개발에 성공했다.
전주의 탄소산업의 역사가 대한민국 탄소산업의 역사가 되는 셈이다.

▲탄소, 철을 대체할 최고의 물질
탄소는 동소체인 흑연과 다이아몬드는 자연에서 얻어지며, 흑연의 경우 연간 약 100만톤 규모로 생산되어, 필기구, 내화물, 윤활제, 주물 및 브레이크 라이닝 등에 사용된다.
탄소는 거의 무한한 종류의 화합물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며, 산업에서 철이 사용되는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있는 완벽한 물질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철보다 4배 이상 가볍고 강도는 10배 뛰어나다. 탄소소재의 한 종류인 그래핀은 기계적 강도도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해 꿈의 소재로 불린다. 탄소소재제품의 사용이 활성화될 경우 전북경제 체질 개선은 물론 한국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탄소 강점 살려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선도
전주가 이처럼 대한민국 수소경제를 이끌어갈 선도도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10여 년 간 탄소산업을 공들여 키워왔기 때문이다.
시는 철보다 가볍지만 강도가 10배나 강해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탄소소재를 전략적으로 키워 대일 무역적자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를 이뤄낸다는 목표로 올해도 탄소산업을 집중 육성키로 했다.
이를 위해 시는 탄소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 등이 입주할 전주 탄소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오는 2024년까지 총 1,770억원이 투입되는 탄소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면 기업유치와 탄소기업 육성 등을 통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시민들을 위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탄소산업 고도화를 위해 오는 2022년까지 총 223억원을 투입해 탄소융복합소재 제품에 대한 시험평가와 인증을 지원하는 탄소복합재 신뢰성 시험평가 기반도 구축할 계획이다.
일찍부터 탄소산업을 미래먹거리산업이자 지역전략산업으로 정하고 인프라 구축과 연구개발에 집중해온 전주시는 올해도 그간 갖춰온 인프라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탄소산업 육성과 소재 국산화의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올해 100억 규모의 예산을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올해부터 △압력용기 탄소섬유 고속성형용 와인딩 장비 개발 △고품질 탄소섬유용 첨가제 국산화 등을 추진한다.
뿐만 아니라 시는 전국 유일의 탄소 전문연구기관인 한국탄소융합기술원에서 보유중인 기술을 활용해 창업보육을 활성화하기 위한 연구소기업 설립도 집중 지원한다. 시는 올해 8개 연구소기업을 설립하고 오는 2023년까지 연구소기업을 50개까지 늘린다는 구상이다.
 지난 2011년 둥지를 튼 ㈜효성 첨단소재 전주공장도 현재 연간 2,000톤 정도인 탄소섬유 생산량을 2월 중 2,000톤 추가 증설을 완료해 오는 2028년까지 12배 수준인 2만4,000톤까지 늘릴 예정이어서 전주시 탄소산업 생태계가 견고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주, 탄소산업 이끌 인재양성 ‘집중’
전주시는 미래 먹거리를 대표하는 탄소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해 탄소·복합재 분야의 인력양성에 집중키로 했다.
시와 (재)한국탄소융합기술원(이하 기술원)은 탄소섬유를 포함한 주요 탄소소재 개발, 중간재, 응용분야 등 핵심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2020년도 탄소·복합재 분야 전문인력양성 과정’을 운영키로 했다. 중소기업 재직근로자의 직업훈련 참여를 확대하고, 신성장동력 분야와 융복합 분야 등 전략산업에 대한 전문인력의 육성과 함께 산업계가 주도하는 지역별 직업훈련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추진된다.
이를 위해 기술원은 지난해 12월말 고용노동부로부터 ‘탄소복합재료 입문’, ‘탄소복합재료 성형’ 등 총 30개 과정이 포함된 2020년도 교육과정을 승인받아 올해 881명의 수료생 배출을 목표로 탄소분야 전문인력 양성에 나설 예정이다.
 기술원은 현재 ‘탄소기초입문’ 과정을 개설해 첫 교육을 진행 중이며, ‘탄소복합재자동차부품제조’ 등 탄소소재가 활용된 전문 생산기술에 대한 다양한 과정을 개설키로 했다.

▲기업유치·탄소소재법 국회 통과 ‘절실’
전주가 ‘대한민국 탄소산업 1번지’이지만, 아직도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전주 탄소특화 국가산업단지 조성이 당초보다 늦춰지면서 기업유치는 요원한 형편이고, 탄소법 통과는 여전히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당초 전주시는 2018년 7월~12월 강소기업 100개를 선정하고, 작년부터 올해까지 타깃기업 발굴과 기업유치 활동, 2021년 1월부터 2022년 6월까지 협약 체결과 기업입주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기업 지원 등 사업비로 334억원을 책정하기도 했다.하지만 탄소국가산단 조성이 늦어지며 기업유치 실적도 타격을 입었다. 국토교통부 승인이 늦어지면서 당초 2022년까지 조성하기로 한 탄소국가산단 조성 계획을 2024년으로 미뤄졌다.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설립을 위한 탄소소재 융복합기술 개발 및 기반 조성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탄소소재법)의 국회 통과도 문제다.
여당과 야당의 첨예한 대립속 지난해 법안 통과가 미뤄졌고, 올해 역시 코로나19와 4.15 총선에 묻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낳고 있다.
전북이 세계 탄소시장을 선점하고, 전주가 그 중심에 서기 위해서는 정부의 뒷받침과 함께 정치권의 전향적인 자세, 그리고 전북도와 전주시의 유기적인 협조체제 등 전·후방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김장천기자.kjch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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