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전북지역 소비자들의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이같은 낙폭은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가장 큰 하락세여서 코로나19 여파가 가라앉지 않는다면 향후 전망도 암울한 상황이다.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25일 발표한 '2020년 2월 전북지역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월 중 전북지역 소비자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는 100.9로 전월(107.1)보다 6.2p 급락했다.

전국 소비자심리지수 역시 96.9로 전월보다 7.3p나 하락하면서 전북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소비위축 흐름이 포착됐다.

2월은 본격적인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달로서 소비자들이 감염위험 등을 이유로 바깥 출입을 극도로 자제하고 소비 역시 생필품 위주에 한정되면서 전체적인 소비심리가 경직된 것이 심리지수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전북지역 소비자의 현재생활형편과 생활형편전망은 각각 전월보다 2p, 1p 하락한 93과 98로 집계됐다.

가계수입전망과 소비지출전망도 전달보다 각각 2p, 7p 하락한 99, 105로 나타났는데 지출항목별로는 여행비와 교육비, 교통·통신비, 의료·보건비, 외식비 등 모든 항목이 전월보다 하락했다.

현재경기판단과 향후경기전망 역시 각각 9p, 11p나 떨어진 72, 85로 조사됐다. 도민들은 향후에도 도내 경기가 더욱 악화일로를 걸을 것이라고 판단했음을 방증하는 부분이다.

가계 저축 및 부채 상황에 대한 인식에서도 현재가계저축과 현재가계부채 및 가계부채전망은 전월과 동일했으며, 가계저축전망은 전월보다 1p 상승한 95로 집계됐지만 물가수준전망과 주택가격전망 및 임금수준전망은 모두 전월보다 각각 1p, 6p, 3p 하락한 127, 102, 117로 조사됐다.

문제는 이번 조사결과는 2월 10일부터 20일까지의 결과치만 반영됐다는 점이다. 전북지역의 경우 전주에서 첫 확진자가 나왔던 20일 이후의 소비자심리는 반영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전국적으로는 18일 이후 폭발적인 확진자 증가세를 보였던 것 역시 조사엔 반영되지 않아 3월 이후의 소비자심리동향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한은 전북본부 관계자는 "이달 소비자심리 하락폭은 지난 2015년 6월 메르스 사태 당시의 낙폭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며 "특히 우리 본부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이면서 도민들의 소비심리가 얼어붙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문제는 3월의 소비자심리는 더욱 하락할 수 있는 우려가 있어 지금부터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