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전라북도체육회가 최근 단행한 이사회구성과 사무처장 임명 등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전북체육을 이끌어갈 주역들의 과거 부적절한 행위에서 부터 전문성 배제된 보은 차원 선임 논란 까지 제기되며 기대했던 전북체육 위상강화나 투명성은 오히려 후퇴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전북체육회는 지난 21일 제1차 이사회를 열어 총42명의 임원과 사무처장을 임명하고 본격적인 민선 전북체육회 시대 개막을 선언했다. 정강선 회장을 중심으로 전북도와 교육청, 전문체육, 생활체육, 학교체육, 시군체육회, 비경기인 관계자들을 참여시켜 전문성 강화와 함께 민선체육시대를 열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이번 임원진에 그동안 전북체육 육성발전에 많은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경제계인사들은 한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부회장으로 발표된 전북교육감은 최종조율조차 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고 도 체육회 살림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가야 할 신임 사무처장은 과거 익산시 체육회사무국장 재임 시 부실운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중도 사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적격성 논란이 일고 있다. 신임 이사에 전북체육역량강화를 위한 선수 영입이나 대학선수 육성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했던 인사가 포함됐다는 지적 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기대를 안고 출범해도 실망으로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인 게 인사인데 시작부터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전북체육을 지탱해 왔던 인사들이 참여를 고사했다고 그 자리를 별 고민 없이 선거에 도움 준 지인들로 채운 것이라면 이는 결코 잘된 인사가 아니다.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힘을 더해줄 것을 요청해야 했고 그래도 아니라면 최소한 문제 소지만은 없는 후보를 물색해야 했다. 하지만 민선 전북체육회는 잡음과 논란과 불협화음을 자초하며 우려 속에 불안한 첫 출발을 선언했다.
물론 도지사가 도체육회를 이끌었던 시절과 비교할 순 없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이용당하지 않고 체육인들 스스로가 주인 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첫 단계임을 설득하고 적극적이고 희생적인 자세로 조직구성에 나섰으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을 거란 점에서 아쉬움은 커진다. 얼굴이 바뀐다고 변화와 혁신이 이뤄지는 게 아니다. 자기희생의 각오가 동반되지 않은 민선 전북체육회라면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건 순간이다. 갈 길이 멀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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