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설 별의별협동조합 대표
잠잠해질 것만 같았던 코로나19가 지난 18일을 기점으로 한국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2002년의 사스와 2012년의 메르스에 이어 2019년부터 발병한 코로나19까지, 이러한 전염병이 세계를 강타할 때마다 그에 맞는 백신치료제가 없어 불안과 공포는 가중된다.
지금처럼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일상이 무너지는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식당과 키즈카페 등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사람들과 문화와 관광 관련 사업체들도 당장의 생계가 막막하게 되었다. 또한 어린이집과 학원이 휴원하고 학교 개학이 늦춰지면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막막한 심경이 SNS를 타고 흐른다. 또한 전국의 병원 곳곳이 폐쇄하면서 기존의 환자와 그 가족들은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무엇보다 지금 코로나19 확진자와 그 가족들은 말도 못할 외로움과 고통 속에 있을 것이다.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신종 병원균이 계속 출현하는데 맞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오늘날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신종 병원균 뿐만이 아니다. 갈수록 악화되는 기후위기와 미세먼지, 그리고 어마어마한 인명피해를 야기했던 가습기 살균제 사건(피해자 6,040명, 생존자 4,705명, 사망자 1,335명)과 같은 기술의 위협과 사람들을 사지로 내몰았던 IMF 외환위기 및 세계 경제위기와 같은 대사건들, 특히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로 꼽히는 한국에서 사람들의 일상은 어떻게 지켜질 수 있을 것인가. 아니, 어떤 일상으로 나아가야하는 걸까.
 이럴 때일수록 한 마디 한 마디가 무척이나 조심스럽다. 저마다 이 어려운 때를 극복할 기제를 찾고 있을 것이고, 어떻게든 불안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을텐데 이 사안에 대해 비전문가가 이러쿵 저러쿵 말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으랴. 하지만 하루 일과를 코로나19 소식에 기울어져 있는 같은 지역민으로서 고민하는 부분을 공유한다는 것으로 여겨주길 바란다.
 이번 코로나19가 사라지면 우리는 그토록 소중한 일상에 관해 이야기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에 그것이 우리를 지커주는 습관이었던가를 먼저 생각해야한다. 우리가 먹는 음식, 우리가 보는 매체, 우리가 듣는 정보, 우리가 추구하는 수많은 목표 안에 정말 우리를 이롭게 하고 우리 다음세대에게 충분히 욕먹지 않을 정도로 남겨줄만한 그 ‘무엇’이 있는가.
 지금 우리 주변엔 유전자변형식품들과 인공조미료, 다음을 생각하지 않는 에너지 소비, 썩지 않는 플라스틱, 단발적인 효과만을 생각하는 기능성 물품들이 가득하다. 과연 이런 것들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또한 전염병 뿐만 아니라 환경에 관한 감수성도 길러야할 것이다. 우리는 과연 면역력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는가. 천혜의 자원인 갯벌도 매립하여 공장을 짓고 도심의 숲과 산을 깎아 아파트를 짓고 땅은 온통 아스팔트로 깔고 도심 외각의 고층 빌딩(아파트)로 인해 바람길도 다 막아버린 우리가 후대의 사람들에게 남겨줄 것들은 무엇인가 생각하자.
앞으로 환경의 역습, 전염병의 횡행, 기술의 부작용, 경제위기로 오는 전 세계적 현상의 주기가 짧아질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유한한 인생에 관해 생각할 것이다. 그때 마다 발을 동동 구를것인가 아니면 다음 세대를 위한 발돋움을 지금부터 시작할 것인가. 선택은 당신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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