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확산됨에 따라 전주도심은 시민들이 외부 출입을 극도로 자제하면서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또 확진자의 직장이나 방문지가 출입이 제한되자 곳곳에서 혼란이 야기되기도 했다.

21일 오전 출근길 전주시 서신동 국민연금공단 건물 앞. 지난 2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씨(28)가 근무하는 건물로 인근 거리 역시 평소 출근길로 분주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가끔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 역시 마스크를 낀 채 걸음을 재촉할 뿐이었다.

이날 공지를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들이 건물을 찾았다가 반쯤 내려진 셔터와 시청 직원들의 설명에 발길을 돌렸다. 건물 출입뿐 아니라 서류 반출도 막히면서 업무에 차질을 빚은 이들은 좀처럼 건물 앞을 떠나지 못하고 근처를 맴돌다 출입을 제한하는 공무원과 마찰이 일어나기도 했다.

또 건물 내에 어린이집이 위치해 있는 까닭에 오전쯤이면 근처를 지나갈 때 간간히 들리던 아이들 목소리도 자취를 감췄다.

이웃한 건물들 역시 저마다 쪽문을 폐쇄하거나 구내식당 휴무 공지를 붙이는 등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인근 상인은 “거리에도 그렇고 오늘따라 사람이 통 없다”면서 “다 지나간 줄 알았는데 무슨 고생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확진자 A씨가 지난 14일 다녀간 전주시 서신동 롯데시네마는 이날 11시께부터 직원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손님들을 내보내고 있었다. 환불을 받으려는 이들로 카운터 앞에 짧은 줄이 늘어섰다. 곧 매표기들의 화면도 꺼졌고, 조용한 영화관 앞에는 휴관을 알리는 공지 팻말이 놓였다. 또 이날 오후 3시부터는 해당 영화관이 위치한 백화점에서도 방역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당일 휴점을 결정했다. 롯데백화점은 방역당국과 협의 등을 거쳐 24일 오픈할 예정이다.

인근 상점들 중 확진자 동선에 포함된 곳들 역시 대부분 백화점과 비슷하게 3시 전후를 기해 가게를 정리하는 모습이었고, 서신도서관 역시 재개관일 공지 이전까지 임시 휴관에 돌입했다. 도서관 문 앞을 지키던 청원 경찰은 “전날 재난문자가 가서인지 가끔 놓고 간 물건을 찾으러 오는 사람들 외에는 찾는 사람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도내에 3번째 확진자가 나오면서 전주 도심 전역에 걸쳐 썰렁한 모습을 연출했다.

이날 오후에 찾은 서신동 한 대형마트 역시 한산한 모습이다. 평소 한 주말을 맞아 생필품을 구비하기 위한 시민들의 분주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몇몇 시민들도 하얀 마스크로 무장한 채 인근 사람들과의 접촉을 꺼리는 모습이다. 손님들의 발길을 잡던 시식코너 역시 텅 빈 모습이다.

전주서부신시가지, 중화산동 유흥밀집지역, 송천동 먹자골목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소위 ‘불금’인 이날 오후 평소라면 매장을 가득 채운 손님들로 북적여야지만, 테이블을 반도 못 채운 매장들이 넘쳐났다. 이 같은 모습은 주말인 토·일요일에도 계속됐다.

평소 주말 저녁시간대(오후 7~9시) 전주 백제대로는 차량들로 넘쳐났지만, 이번 주말에는 마치 새벽시간대 통행량을 보여주듯 한산하기만 했다.

음식점주 김모(39)씨는 “코로나19의 확진자 소식이 줄어들어 매출이 다시 회복하고 있는데, 갑자기 급속도로 확진자가 늘어나 파리만 날리고 있다”며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더 심각한 것 같아 정말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종교활동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도내 일부 대형교회에서는 예배 일정을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교회 방문을 통제하기도 했다.

23일 전주 바울교회는 “수만명의 신자들이 찾는 대형교회로써 코로나19라는 재난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교회일정을 전환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기 전까지 교회일정을 취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날 전주 더온누리교회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민들의 종교단체의 각종 집회와 모임에 대한 우려를 깊히 공감해 23일부터 모든 집회와 모임을 취소하고 온라인으로 전환한다”며 “23일부터 한 주간동안 교회의 각종 모임을 취소한다”고 밝혔다./김용기자·km466@ /김수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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