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에서 역사로' 반파를 외치다

오피니언l승인2020.02.21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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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수 장수군수
1995년 장수 천천 땅에서 나온 가야토기는 가야사연구자 사이에 큰 화제가 되었다. 그 당시 가야는 험난한 자연경계인 백두대간을 넘지 못하고 영남지방 일부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상황을 조금 더 살펴보면, 천천면 삼고리 삼장마을에서 문중 산을 관리하던 故 한홍석옹이 이 지역 문화재 조사를 다니던 군산대학교 박물관에 건넨 가야토기로 인해 그동안 고대사에서 백제로 인식되었던 장수군이 가야로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장수는 지역민의 관심 밖으로 밀려 신화로만 인식된 가야를 바로잡고 역사로 전환하는데 크고 작은 일들을 펼쳤다.
우선, 학술연구를 추진하였다. 그 결과는 실로 대단하였다. 330개소가 넘는 가야 관련 유적지가 발견되었고, 이들 유적에서 확인된 역사성은 한국 고대사를 새로써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다음으로 지역민과 군청 직원의 인식개선에 앞장섰다. 군민을 상대로 장수가야 지킴이를 결성하고 가야문화유산을 활용한 교육과 홍보를 통해 자긍심 고취와 지역문화의 역사성을 느끼게 하였다.
특히, 장수군청 소속직원의 가야 현장교육은 일선에서 정책을 펼칠 때 활용할 수 있도록 유적현장을 직접 다녀오도록 하였다.
이러한 과정 중 문재인대통령은 “가야 역사를 재정립하여 호?영남의 상생과 화합”을 주문하였다. 이를 통해 100대 국정과제 중 67번째 실천과제에 포함되었다.
이에 따라 국가차원의 관심 속에서 많은 지원이 가능해졌으며 장수의 가야사랑은 더해서 탄력을 받기 시작하였다.
이 와중에 장수를 대표하는 동촌리 고분군이 장수군 최초로 국가사적으로 지정되었으며 이에 우리나라 문화재 관리부서의 수장인 정재숙 청장이 직접 찾아와 장수의 노력을 축하해 주었다.
또한, 전라북도 아니 호남 최초로 가야 홍보관을 개관하여 전라북도지역의 가야를 1층에 장수지역 가야를 2층에 담았다. 개관식에 참석한 여러 관계자들의 말을 빌리면 작지만 내용이 알찬 좋은 가야 홍보관이 될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렇듯 장수는 정부의 관심 이전부터 가야사의 부활을 꿈꿔왔다. 이는 모든 군민의 관심과 애정이 더해진 결과라 생각한다.
끊임없는 지역적 관심과 연구를 통해 장수는 영남지방에 견주어도 당당하게 가야사의 한축을 담당했던 것이다.
가야의 연맹국 중 ‘반파’는 철기문화를 통해 그 역사의 화려함을 뽐냈고, 봉수를 운영하는 등 백제와 신라에 당당히 맞서 역사를 써내려간 것으로 밝혀졌다. 지금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문헌 속 ‘반파’의 당당함과 위상을 대변해줄 곳은 바로 장수군이다.
비록 영남지방에 비해 짧은 연구기간과 부족한 학술자료이지만 문헌자료 속 반파는 장수군을 지목하고 있으며 봉수왕국, 고대 철 생산유적 등 그 근거를 뒷받침하고 있다.
천오백년 전 이 지역을 호령했을 우리네 선조 가야인의 함성이 들리는 듯하다. 이 함성소리를 분명 신화가 아닌 역사로 맞이해야 한다.
최근 “대통령이 가야史 입 떼자 하이에나처럼 덤벼들었다”라는 언론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요지는 장수가야, 전북가야 등 신조어를 만들어 지자체들마다 너도 나도 예산지원을 요구하는 모습이 마치 하이에나 같다는 것이다. 
개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한편으로는 가야사에 있어 장수지역 가야문화는 기존 가야사를 새로이 재편해야 될 정도라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장수군의 가야문화는 큰 화제를 낳고 있다.
‘가야사를 통한 호?영남 상생’이란 화두를 던진 대통령의 심중을 한번 더 느끼기 위해 육십령을 찾아 천오백년 전 가야인의 삶을 생각해 보았다.
장수 육십령은 호남과 영남을 잇는 교통로로 당시 가야인은 이곳을 통해 영남과 철을 교역했었다. 이로 인해 호시탐탐 철을 노리는 도적떼가 창궐하였다.
철의 무게와 도적떼를 대비하기 위해 육십명이 넘어야 했던 육십령 고개. 이곳에 “육십령 고개를 넘나들며 어우러져 살던 가야인의 삶을 잇다”라는 상징적 문구를 새겨 넣어 상생과 화합의 장소를 마련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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