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교육청이 4개 시군 도내 중학교 남녀공학 전환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일부 학교들이 불참할 수 있어 우려가 크다.

지역별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환할 곳을 정했으나 해당 지역 몇몇 학교에서 거부의사를 밝혀서다.

20일 도교육청은 2021년까지 4개 시군 중학교 남녀공학 전환을 추진할 전망이다. 지난해 계획한 5개 시군 18개교에서 4개 시군 16개교로 다소 줄었는데 익산 지역은 반대가 거세 대상에서 제외했다.

4개 시군의 경우 학교 구성원 대상 전환 찬반 설문조사 결과 찬성이 과반을 넘었다. 전환 대상은 정읍 동지역 6곳, 김제 동지역 5곳, 고창 읍지역 2곳, 부안 읍지역 3곳이다.

각 학교는 전환 시 필요한 시설을 토대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고 교육지원청은 이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몇 곳이나 남녀공학이 될지 알 수 없다. 몇몇 학교에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이는 사립학교에서 두드러진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함께 운영하는 곳이 여럿이라 중학교만 남녀공학이 되면 남고 혹은 여고인 고등학교 학생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게 결정적 원인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설문에 참여한다는 건 결과에 따른다는 암묵적 동의다.

공사립 모두 바뀌었을 때 학생 양성평등교육 현실화, 학교 선택 기회 확대, 통학 편의 등 전환에 따른 효과가 큰 것도 거론한다.

한 전환대상 사학 관계자는 “설문에 참여하지 않으면 우리 의견이 반영조차 안 된다. 설문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고 받아들이지 않았음에도 참가한 건 이 때문”이라며 “결과를 보니 찬성이 많은 초4~6학년과 달리 우리 중1학생들은 반대가 많았다. 학교구성원, 동문, 법인도 마찬가지라 교육지원청에 전환 반대 입장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학교만 남녀공학이 되면 비공학인 고교 학생모집은 어쩌란 말인가. 비평준화 지역 고교는 학생이 지원하는 구조라 같은 법인 중학생들이 오지 않으면 힘들어진다”며 “학교 건물이 오래돼 교실 조금 손보는 걸론 턱없이 부족하다. 교육청이 리모델링을 지원해준다면 구성원들을 설득할 명분이 있지만 비용부담이 너무 커 어렵다더라”라고 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사학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최종 목적은 교육 공공성이지 자율성이 아니다. 조건이 되면 참여하겠단 자세는 교육적이지 못하다. 왜 전환해야 하는지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도교육청이 미온적인 자세를 취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학에 대한 강제성이 없단 이유로 전환 시기는 미뤄지고 규모가 줄어드는가 하면, 작년 10월 설문조사가 나온 지역도 여태 마무리 짓지 못하는 등 안일하게 대응한다는 것.

중고교 모두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어야 할 걸로 보인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공사립 다 남녀공학이 돼야 효과적이나 완강한 곳도 있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청도 있다”며 “새달 초까지 협의해 최대한 함께 가되 안 되면 연차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답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