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년 한국교통안전공단 전북본부 교수
누구에게나 교통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 오고 우연하게 일어나지는 않는다. 잘못된 운전습관과 부주의가 반복되었을 때 찾아오는 반기지 않는 손님이다.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100초 마다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1분 40초 마다 교통사고로부터 누군가는 목숨을 잃거나 다쳐서 병원신세를 지고 있다. 그리고 누군가는 장애인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화재의 3요소가 있다. 화재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불씨가 있어야 되고 가연물질이 있어야 되고 마지막 공기가 있어야 불이 날 수 있다. 그렇듯이 교통사고도 마찬가지 3가지 요소가 있어야 교통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즉 첫 번째로 사람이 있어야 되고 두 번째 자동차가 있어야 되고 마지막 세 번째 도로가 있어야 교통사고가 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자동차가 달릴 수 있는 도로가 있고 자동차가 있더라도 운전자인 사람이 없으면 움직일 수가 없어 교통사고는 일어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운전자인 사람이 있고 도로가 있더라도 자동차가 없으면 또한 교통사고는 일어날 수 없는 것이다.
즉 옛날 조선시대에는 차가 없어서 오늘날처럼 교통사고로 불행해지는 일은 없었다.
 교통사고 3요소 중에서 90% 이상이 교통법규 미준수, 음주 및 졸음, 한눈팔기 등 운전자가 사고원인을 제공한다. 자동차 결함에 의한 사고는 3%도 되지 않는다. 그리고 도로 기상조건이 좋지 않을 때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 19조에 노면이 얼어 붙은 경우에는 최고속도에서 50% 줄여 감속 운행해야 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지난해 상주-영천 고속도로에서 살얼름 빙판길에서 미끄러지면서 차량 수십대가 연쇄 추돌사고로 7명이 사망하고 32명이 다쳤다.  도로관리 문제도 지적할 수 있지만 좀 더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감속운행을 하였더라면 인명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운전자가 운전할 때 하는 조작은 3가지이다. 가속, 제동, 조향이 그것이다. 이 3가지를 상황에 따라 제어하는 것이 운전이다.
그리고 운전할 때는 인지, 판단, 조작의 연속된 반복 패턴이다.
눈으로 위험상황을 인지하고 인지했으면 브레이크를 밟을 것인지, 아니면 핸들을 틀어 피할 것인지 판단을 하여야 한다. 판단을 해야만 마지막 단계인 조작을 할 수 있다.
 졸음운전이 위험한 것은 전방에 위험한 돌발 상황이 발생했는데 눈을 감고 있어 위험을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판단할 것이 없다.
판단을 하지 못해서 결국 제동이나 조향이란 조작을 하지 못해서 위험한 상황과 부딪치는 것이 교통사고인 것이다.
지난 영동고속도에서 봉평터널 참사로 무고한 꽃다운 20대 여성 4명을 숨지게 하고 38명을 다치게 한 것이 졸음운전의 대표적인 예가 되겠다.
병원에 의사만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것이 아니다. 의사는 그 시간에 한사람의 생명을 다루지만 버스운전자는 그 시간에 42명의 목숨을 다루는 의사보다 더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의식이 요구된다. 그래서 운전이 단순히 자동차를 다룬다는 생각을 뛰어 넘어 생명을 다루는 기술이란 것을 꼭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우리는 이제 자동차 없이는 하루도 생활할 수가 없다. 지난주에 2019년 교통문화지수가 발표되었다.
교통문화지수는 전국 229개 시·군·구 지자체를 대상으로 총 637개의 지점에 대한 안전운전, 운전행태, 보행행태 3개 영역에서 정지선준수율, 횡단보도 신호준수율, 교통사고 발생정도 등 18개 항목을 조사·평가하여 한국교통안전공단이 발표하는데 2019년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에서 전라북도의 조사 항목별 교통문화지수를 살펴보면 운전행태는 전국 14위(D등급), 보행행태는 전국 1위(A등급)이며 교통안전 지수는 전국 11위(C등급)로 전체 교통문화지수는 76.84점으로 전국 12위(D등급)로 조사되었다.
 운전이란? 생명을 다루는 기술이란 것을 명심하고 운전할 때나 보행할 때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상대방을 배려하고 양보하여 2020년에는 교통문화지수 향상에 우리 모두가 동참하여 교통사고 없는 행복한 나날들의 연속을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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