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막대한 세금을 들여 조성한 생태하천이 관리 소홀로 흡사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생태하천에 버려진 쓰레기들은 패트병, 1회용 플라스틱 컵, 과일 포장지 등이 대부분이어서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13일 전주시 동서학동 산성천변은 상류에서 하류까지 어느 곳 하나 가릴 것 없이 쓰레기로 뒤덮였고, 제방과 석축 곳곳도 다를 바 없었다.

길가에 설치된 쓰레기 분리수거장도 넘쳐났고, ‘산성천야외갤러리’는 시멘트 벽면이 떨어져 나가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 갤러리라는 말을 무색케 했다.

때문에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은 천변 곳곳에 널브러진 쓰레기들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기 일쑤였다. 이날 오전 산책에 나선 한 시민은 “지금은 겨울이라 악취나 위생에 심각한 문제는 없겠지만 이렇게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 한다”며 고개를 저었다.

또 다른 시민은 “관계기관의 시급한 정비도 필요하지만, 길에 쓰레기봉투도 있던데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는 행위는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쓰레기들은 제방이나 석축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하천으로 흘러들어가기도 해, 이곳에 서식중인 오리 등 생태계 안전에도 우려를 안겼다.

반면, 천변 옆으로 조성된 산책로는 말끔하게 정리돼 대조를 이뤘다.

산성천은 생태하천 중 하나로, 전주시가 지난 2016년까지 총 사업비 124억 원을 들여 조성했다. 열악한 하천환경을 개선하고 인근지역 주민들에게 안전한 거주환경을 제공하자는 취지로 조성됐다.

전주시 관계자는 “피서철이나 풀이 자라는 때처럼 시기에 맞추어 공공근로를 비롯해 추가적인 인원을 투입하고 있지만, 평소에는 인원 부족 등으로 세세한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빠른 시일 안에 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수현수습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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