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한정 전북대학교 신약개발연구소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시내 도로가 한산하다. 어쩔 수 없이 외출하는 행인은 예외 없이 마스크로 무장을 하고, 화장실에서는 손을 정성스럽게 씻는 사람들로 줄이 제법 길다. 반갑다고 악수하고 손을 잡으며 인사를 하고자 할 때 “제 손이 깨끗합니다.”라는 부연설명을 하는 것을 간간히 보게 된다. 신종바이러스 출현은 사람간의 문화와 예절이 바뀔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23번째 확진환자의 백화점, 마트 방문으로 이들 거대유통 공간은 방역작업으로 즉시 휴업에 돌입하였다. 바이러스에 노출되거나 가능성이 높은 사람 들 중 일부는 이를 숨기거나 애써서 외면하는 사례가 간간히 보고되고 있다. 본인의 자가 격리 및 적극적 치료는 본인을 위해서나 전체를 위해서나 매우 중요하고 꼭 우선해야 하는 일인데 이를 회피하는 것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무엇보다도 두려움과 알 수 없는 불확실성에 대한 외면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리라. 국가라는 우리가 만든 우리의 큰 틀을 믿지 못하는데서 오는 것은 아닐까. 국가적 재난사태의 여러 예에서 무력한 우리의 국가를 본 경험이 있다.
 바다 한가운데에서 수학여행 가는 고교생들이 창문을 통해 살려달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보면서도 미동도 안하는 해경을 본적이 있었으며 5.17비상계엄 전국 확대조치로 인하여 발생한 파괴적 상황에 항거한 광주민주화운동에서 우리는 국가가 시민을 향해 총을 겨누는 그 시절을 겪은 바 있었기 때문인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국가에 대한, 좀 더 구체적으로는 정부에 대한 불안감, 내가 신고를 하면 불이익이나, 비판에 직면하고 보호받지 못 할 것이라는 두려움에서 코로나바이러스에도 적극적 대처 및 신고를 하는데 망설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제는 그러한 시대는 끝났다”
 촛불혁명을 거쳐서 나온 정부는 이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 같다. 한명의 사상자도 나오지 않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건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책임져주고 보호해주는 시스템을 우리는 원하였고, 코로나바이러스로 문화와 예절의 변화까지 가져오는 국가적 재난사태에도 우리는 한사람, 한사람을 지키고자 하는 나라를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선진적인 시스템 내에는 생명과학의 발전과 의학의 발전이 하나의 중요한 기반요소로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RNA바이러스는 세대를 거듭하면서 끊임없이 돌연변이를 만들기 때문에 백신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약물개발에는 임상시험이 중요한데, 이러한 RNA바이러스는 불특정한 패턴으로 감염 및 확산되는 유행병 특성상 환자모집에도 애로가 크다고 한다.
대한민국은 최근에 생명과학과 더불어 임상의학이 세계적 선도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기초와 임상 즉 과학과 의학이 맞물려서 약진하고 있어서 코로나바이러스를 비롯한 신종바이러스에 대한 예방백신을 개발하는 글로벌 제약사가 국내에도 태동될 것을 기대한다. 국민의 감염을 예방하고 보호하는 시스템을 갖춘 '나라다운 나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바이러스 예방백신으로써 블록버스터 (연매출 10억달러의 약물)를 생산하는 '제약 선진국'으로 전문영역에서도 “최고의 나라”로 갈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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