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기생충'이 대형사고를 쳤다. ‘아카데미 시상식 2020’에서 최고 권위인 작품상을 필두로 감독상과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관왕을 차지했다. 올해 아카데미에서 가장 많은 상을 받은 영화의 주인공이 됐다. 101년 한국 영화 역사뿐만 아니라 92년 오스카 역사도 새로 쓴 것이다. 
영화 ‘기생충’이 한국 영화계의 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면서 영화의 주요 장면들을 촬영한 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 대한 관심도 치솟고 있다.
영화 ‘기생충’의 중심 스토리가 전개되는 박 사장(이선균 분)의 집 장면과 최후의 접전이 벌어지는 가든파티 장면 등은 모두 전주영화종합촬영소의 야외세트장에서 촬영됐다. ‘기생충’의 저택은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야외세트장의 약 100여 평의 부지에 터를 잡고, 지난 2018년 4월부터 9월까지 약 5개월에 걸쳐 세트 공사와 촬영이 진행됐다. 야외세트장과 동시에 전주영화종합촬영소 J1스튜디오에는 지하 밀실로 이어지는 계단 통로 공간이 설계됐다. 영화에서 가장 스릴감 넘치는 장면으로 사용됐던 곳이다.
전체 100회 차 이상의 촬영 중 60회 차를 촬영하며, 전체 분량의 60%를 촬영한 ‘기생충’의 야외세트는 실제 주거 공간을 본떠 수도 및 전기시설을 갖추고, 정원에 고가의 정원수를 식재하는 등 섬세한 디테일을 통해 완벽한 세계를 창조했다.
또한, 기우, 기정 남매(최우식, 박소담 분)의 PC방 장면도 전주 효자동의 PC방에서 촬영됐다.
다만, ‘기생충’의 촬영분이 마무리되면서 모두 철거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매년 4~5편의 영화·드라마 등의 촬영소로 사용되면서 부득이하게 촬영이 끝난 세트장은 철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세계 영화계에 큰 획을 그은 ‘기생충’ 역사성과 함께 관광객 유입 효과 및 전주의 자부심 제고 등의 차원에서 세트장 복원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최락기 전주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어떠한 형태로든 ‘기생충’의 의미를 남겨야 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며 “현재 여러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해 세트장 복원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장천기자·kjch88@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