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비상이 걸린 가운데 아프리카와 중동 일대에서는 메뚜기 떼 때문에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람이나 동물의 목숨을 위협하는 것을 넘어 경제와 사회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 우려 때문에 식당, 백화점, 관광 명소 등에서 사람이 줄었고, 자영업자들은 손님과 매출이 크게 줄어 아르바이트 직원을 잘라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설 연휴 기간을 늘리면서 공장이 장기간 문을 닫았고, 세계에 부품을 수출하던 중국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전자·통신, 반도체, 자동차 회사들도 덩달아 쉬게 됐다. 전 세계 증권시장도 얼어붙었는데 바이러스로 인한 불안감,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 때문에 사람들이 주식(위험자산) 대신 비교적 안전한 금이나 달러 등으로 바꾸고 있어서다. 우리도 시가 총액이 크게 감소함은 물론, 유통업체 매출이 줄고, 관광산업 피해 규모만 2조에서 3조원이다.
사막의 메뚜기 떼는 쌀·보리는 물론 과일과 나뭇잎까지 다 먹어 치워 동물과 사람이 먹을 게 없어지게 만든다. 사막 메뚜기는 1㎢ 넓이 땅에 8000만 마리가 뭉쳐 날아다니며 3만5000명이 먹을 만한 식량을 하루 만에 싹쓸이한다. 동아프리카 지역은 가뭄과 홍수, 오래된 분쟁으로 1900만 명이 빈곤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메뚜기 떼로 인해 약 400만 명이 더 굶주리게 될 것 같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10월부터 폭우가 쏟아지며 동아프리카 지역이 습해졌고, 지구온난화로 기온도 오르면서 메뚜기 떼가 나타난 것이다. 이상기온이 계속된다면 동아프리카 메뚜기 떼는 앞으로 6월까지 지금보다 500배 많아질 수도 있고, 아시아 등 30여 나라도 메뚜기 떼 공습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UN에서 나온 경고다.
세계 경제가 예측하지 못한 사건으로 한 번씩 휘청거리는데 더해 사스와 메르스 등 뜻하지 않은 재앙으로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또 지구 온난화와 환경 변화는 식량 부족, 질병 발생 등 수많은 사회, 경제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산업화가 점차 가속화되면서 과거 수백 년간 겪어야 하는 경제 및 질병 등 이상사태를 우리는 30년 안에 모두 겪고 있는 느낌이다. 앞으로 세계 비상사태는 더욱 잦아질 것으로 보여 더욱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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