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호성동에 사는 주부 한모씨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것에 대한 염려로 자주 이용하던 오픈마켓에서 마스크 50매를 3만 원에 결제했다.

그러나 이튿날 판매처에서 주문 폭주를 이유로 배송을 3월 말에 진행하겠다며 보낸 문자를 받고 어쩔 수 없이 주문을 취소한 후 다른 쇼핑몰을 검색하던 중 동일한 제품으로 동일 판매자가 100매에 39만 원(1매당 3,900원)에 판매하는 것을 보고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한 씨는 "주문 폭주를 이유로 고객에게 취소를 강요한 이유가 폭리를 취하기 위해서라는 걸 알게 되니 불쾌하기 짝이 없습니다"며 소비자상담센터에 민원을 접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 위생용품 소비가 급증하는 가운데, 인터넷쇼핑몰에서 주문한 마스크를 판매자가 일방적으로 취소 또는 취소를 종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소비자 불만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사)소비자시민모임(회장 백대용)은 설 연휴가 끝나고 인터넷 쇼핑몰에서 본격적으로 마스크 판매 및 배송이 이뤄진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10개 소비자단체 등이 참여하고 있는 1372 소비자상담센터로 접수된 마스크 관련 상담을 분석한 결과, 나흘만에 관련 상담건수가 782건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조사 첫날인 28일엔 9건에 불과하던 민원이 마지막 31일엔 488건까지 늘어 나흘만에 54배나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없어 2월 역시 민원이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는 데 있다.

주요 상담 내용으로는 마스크를 주문했는데 품절 등으로 주문 취소됐다는 상담이 97.1%(759건)를 차지했으며, 마스크 가격이 인상됐다는 상담이 16.1%(126건), 상품 오배송 상담이 0.8%(6건)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배송 취소와 관련된 민원이었으며, 대부분 민원인들의 구매 장소는 소셜커머스(48.2%)와 오픈마켓(29.0%)으로 조사됐다.

또한, 5개 대표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마스크 가격을 조사한 결과, 성인용 KF94 마스크 1개당 평균 가격은 3,148원, 성인용 KF80 마스크의 평균 가격은 2,663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2년 전 조사된 마스크 가격과 비교해 KF94는 2.7배 올랐고, KF80은 2.4배 인상된 것이다. 가격이 오른 것도 문제지만 구매 수량에도 제한이 걸리면서 소비자들이 마스크를 구하는 일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인 셈이다.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가격을 지나치게 올리거나 의도적으로 제품을 품절시키는 사업자에 대한 자체 모니터링을 강화해 엄격한 처벌을 할 필요가 있다"며 "소비자들 역시 무분별하게 제품을 사재기 하는 것을 지양하고 다중이 모이는 장소는 가급적 피하는 등의 예방책을 따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6일 물가안정법 제6조에 의한 긴급수급조정조치를 발동, 마스크와 손 소독제의 생산업자와 도매업자에게 출하·판매 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하도록 의무를 부여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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