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을 기반으로 한 중소정당들의 해체모여가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호남민심을 대변하는 새로운 정당이 과연 필요한가에 대한 논란조차 일고 있지 않은 상황이지만 21대 총선에서 재기를 모색하는 정당과 정치인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다시금 호남이 들먹이며 정치판이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20대 총선에서 호남의 선택으로 원내 3당으로 출발했던 민주평화당은 지난 4년을 지내며 4분5열, 겨우 명맥만을 유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로 전락했다. 정동영대표가 당을 추스르고 있지만 이 상태라면 다가올 4.15총선에서 당의 존립과 직결될 수밖에 없는 준연동형비례대표제의 수혜조차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평화당에 박차고 나온 대안신당 호남출신의원들 역시 위기감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내로라하는 중진들이지만 지금 분위기로는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만큼 호남민심의 민주당 쏠림은 과거 묻지 마 수준에 뒤지지 않는다. 평화당 분파정당은 물론 무소속의원들이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당 존립자체가 희미해진 상황의 돌파를 위해 개개인의 정치적 역량을 동원해 보지만 지역의 정당 지지도를 바탕으로 분위기를 몰아가는 민주당 후보들의 기세가 만만치 않기에 고민은 깊어갈 수밖에 없다. 민주평화당과 대안신당, 바른미래당의 통합논의가 빨라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치적노선이나 지향하는 이념, 목표에 따라 정당이 탄생하고 통합하는 것을 비난할 일은 아니다. 선택은 국민의 몫이고 선택받지 못한 정당은 소멸로서 책임을 지기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지난 4년 호남을 위한 강한 정당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고 뿔뿔이 흩어졌다 선거가 다가오니 다시 호남에 구해하고 기대려는 모습은 바람직스럽지 않다. 어차피 호남당일 거 4년 동안 모양새만 심하게 구긴 초라함의 극치에 뻔뻔스럽다는 비난은 그래서 나온다.
일당독주 견제세력이 필요한건 맞지만 또다시 호남당일 수밖에 없는 구태를 안고 갈 수밖에 없는데 대해 지역민심이 호락호락 마음을 열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호남에 기대려 해선 안 된다. 민심이 한번속지 두 번 안 속는다는 말이 자신들을 향한 메아리가 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지금 호남민심은 왜 그들이 기댈 버팀목을 다시 내어줘야 하는지 이유를 모른다. 이에 대한 답부터 찾고 호남을 거론하는 게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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