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박 모씨는 지난해 신차 구입을 계획하던 중, 수소차에 관심이 생겨 이것저것 알아봤다. 그러나 이내 지역에서 충전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수소 열풍이 전국적으로 불면서 수소차 구입을 고려해봤지만, 충전소가 없어 결국 구입을 포기했다.

정부가 수소산업 생태계 확산에 나서면서 각 지자체들도 ‘수소’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지역별 수소차 보급 편차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에 보급된 수소차는 전국 1%도 못 미쳤으며, 수소충전소 역시 1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4일 국토교통 통계누리 자료를 보면, 2019년 12월 기준 전국에 누적 보급된 수소차는 총 5083대다. 정부가 오는 2022년까지 6만7000여대의 수소차 보급 계획을 밝히면서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는 수소차 보급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와 달리 전북에 보급된 수소차는 8대에 불과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1299대 수소차가 보급된 울산이 가장 많다. 서울은 599대, 경기도 596대, 부산 553대, 경남 552대, 광주 488대 순이었다. 이에 비해 전북에 보급된 수소차는 8대로 전국 보급량의 0.15% 수준에 불과했다. 전북보다 보급량이 낮은 지역은 대구 5대, 전남 4대, 제주 1대 순이다.

문제는 수소차 보급이 더디다 보니, 수소충전소 또한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수소차 보급이 느린 만큼 수소충전소 설치도 늦어지고, 수소충전소 설치가 늦어지면 자연스레 수소차 운행을 꺼리는 등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수소융합얼라이언스의 ‘수소충전소 현황’에 따르면 전국에 설치된 수소충전소는 26곳으로 나온다. 지역별로는 수소차 보급이 많은 울산이 충전소도 6곳으로 제일 많았다. 이외 경기도와 경남이 4곳, 서울 3곳의 충전소가 있었다. 광주와 부산도 각 2곳, 대전·인천·전남·경북·충남·제주에 각 1곳 등이다. 전북을 비롯해 충북, 강원, 세종, 대구 등 5개 지역은 수소차 충전소가 1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수소차를 구매하려는 이들은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당장 수소차를 출고하더라도 인프라가 없어 운행에 큰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박 씨는 ”지역에 충전소가 없다면 운행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서 구입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수소차를 구입할 때 지원금을 주는데 무척 아쉽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북도는 ”수소충전소가 만들어지려면 수소가스 등이 공급되어야 한다“면서 ”특히 수입보다는 지출이 많아 여러 고민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도는 지난 2019년부터 수소충전소를 짓고 있으며 올해 전주에 4곳, 완주·익산·군산·부안에 충전소 각 1곳씩 총 8곳에 충전소를 만들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수소차 구매보조금을 승용차 기준으로 최대 3600만원(국비, 지방비)까지 지원하고 있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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