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일명 '우한 폐렴'이 전 세계로 빠르게 퍼지면서 글로벌 증시까지 타격을 입고 있는 가운데 전북경제 역시 당분간 관광객 및 대중국 수출입 감소 등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전염병이 쉽게 통제되지 않을 경우 장기적인 타격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도내 경제기관들은 우한 폐렴의 확산 속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전북도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기간 도내에서만 우한폐렴 의심환자가 3명이나 발생했다. 다행스럽게도 이들의 검사결과는 전부 음성판정을 받으면서 한시름 덜었지만 긴장의 고삐를 풀 수는 없는 상황.

전염병의 이동 경로를 차단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군산항에서 중국까지 운행하고 있는 석도국제훼리(주)는 군산-중국 석도 간 카훼리 항로를 지난 24일부터 내달 1일까지 운항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항로는 하루 평균 1천여 명의 관광객과 무역상 등이 주로 이용하고 있어 '미니 한·중 실크로드'로 불리며 주 여섯 차례 운항돼 왔다. 이번 항로운행 중단으로 인해 도내 수출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끼칠 것으로 무역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도내 관광업계와 여행업계도 지난 메르스 사태의 악몽을 떠올리며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라북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우한 폐렴이 현재까진 초기단계여서 전북도 등으로부터 피해상황 등 조사 요청이 들어오지 않아 자체 조사에 나서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과거 메르스 사태 때보다 타격이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메르스 여파가 한창이던 지난 2015년 전주지역 대형마트 매출은 20%까지 급감했으며, 외부에 노출된 전통시장의 매출은 60%까지 고꾸라졌다. 실제 메르스 발병 환자가 발생한 순창군은 당시 지역 음식점의 매출이 최고 80%까지 떨어졌을 정도로 지역 경제에 극심한 타격이 가해졌다.

관광협회 관계자는 "도내 관광업계 모두가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중국 관광객 입국 취소 등이 많지는 않지만, 정부 정책에 따라 관광이 전면 중단될 수 있는 만큼 후속조치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들어온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는 방역당국과 협의해 마스크를 지급하고, 내국인과 접촉을 금지하면서 관광지를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내 여행사들 역시 메르스 사태 만큼은 아니지만 벌써부터 중국 여행을 계획했던 고객들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어려운 상황임을 전했다.

A여행사 관계자는 "현재까지 이번 주에 예약됐던 중국발 여행은 모두 취소된 상황이다"며 "중국은 당연하고 인근 태국이나, 방콕 등 동남아 여행지에도 중국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다는 이유로 변경 및 취소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한폐렴 관련한 기사가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면서 고객들도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환불 규정 등은 여행사와 항공사 규정이 다른데 이를 조율하는 데 있어 여행사들만 중간에서 이득 없이 손해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고 호소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7일 우한폐렴 확진 환자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감염병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단계로 격상하고 중국 우한지역 입국자 전수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황성조기자·홍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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