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없는 천사’의 기부금을 훔쳐 달아난 30대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주지검은 얼굴없는 천사의 기부금 6000여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특수절도)로 A씨(36)와 B씨(35)를 구속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2019년 12월 30일 오전 10시께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 인근에서 기부금 6000여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결과 이들은 범행 당일 차량에서 대기하다 얼굴없는 천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기부금을 놓고 가는 것을 목격하고, 이를 곧장 훔쳐 달아난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들의 차량 번호를 적어둔 주민의 신고로 범행 4시간여 만에 논산과 유성에서 각각 검거했다.

이들은 고교 친구 사이로 각각 공주와 논산에 살고 있으며, 유튜브 등을 통해 얼굴없는 천사가 기부금을 놓고 간다는 사실을 확인해 범행을 공모, 범행 2~3일 전부터 주민센터 인근에서 대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경찰에서 “컴퓨터 수리점을 하는데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돈이 필요했다. 일이 이렇게 커질지 몰랐다. 후회한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회수한 기부금 6000여만원을 지난 2일 노송동 주민센터에 돌려줬다.

한편 얼굴없는 천사는 2000년부터 성탄절 전후로 노송동 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어 수천만원이 담긴 종이박스를 놓고 사라지는 익명의 기부자다. 그가 올해까지 20년간 두고 간 기부금은 6억6850만4170원에 달한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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