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당선된 뒤 3선에 성공한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올해로 교육감이 된 지 10년째다.

김 교육감은 햇수로 10년 간 교육 혁신에 집중했다고 되짚는다. 청렴을 위해 부정부패를 털어내고 혁신교육, 교육자치, 교육 공공성에 매달렸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으로서 교육계 현안에 목소리를 내고 교사들과 함께 대입제도 개선을 고민했다.

그런 그가 지난 10년을 딛고 세울 2020년 전북교육은 어떤 모습일까.

학생들이 공교육 안에서 건강하고 의미 있게 성장하도록 교육혁신을 이어가고 환경에 주목한다.

 

▲교육감 10년차다. 소감이 궁금하다.

- 10년 전 전북교육을 바로 세워달란 도민들의 준엄한 명령을 받고 그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오직 한 길만을 걸었다.

부정부패 척결에 앞장서고 학교 혁신, 교육자치. 교육 공공성을 실현하는 데 힘썼다. 전북교육청 성과나 목소리를 교육정책에 반영한 것도 여럿이다. 초등 성장평가제, 고교 무상교육, 국가교육위원회가 여기에 해당한다.

해온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학교교육과정 혁신이다. 시대는 급변하는데 과거 방식을 고수할 순 없지 않나. 아이들이 초지능화, 자동화, 가상화, 초연결에 대비하도록 공교육 역할을 다하려 했다.

전북교육청은 삶과 연결한 주제중심 수업, 참여와 협력 중심 수업, 다양한 상상력을 키우는 프로젝트 수업 등 발달과 성장을 지원하는 과정중심평가를 추진했다.

초등학교부터 대입까지 꿈을 잇는 진로, 진학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생 스스로 진로를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 제공했다.

개개인 성장에 주목하며 소통하고 융합하는 미래인재를 기르려 했다. 지난 10년을 디딤돌 삼아 하던 걸 이어가는 게 올해 할 일이다.

 

▲ 지난해 눈에 띄는 성과들이 있었다. 아쉬운 점도 있을 거다.

- 작년에는 민주시민교육과를 신설하고 전국 최초로 학교자치조례를 통과시켰다. 교무회의, 학부모회, 교사회, 학생회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학교 내 민주적 협의문화와 자치기구 역할을 활성화했다.

고교 무상교육을 시행하고 현장체험학습비와 교복구입비를 지원했다. 여학생 위생용품 지원 같은 학생복지에도 계속 힘쓰겠다.

학생들 기초학력과 일반고 교육력 향상을 위해서도 많은 지원과 노력을 기울인 한 해였다.

다만 지난해 청렴도가 전년인 2018년보다 하락했다. 10여 년 전 발생한 전 교육감 부패사건과 우리교육청이 감사해 밝힌 완산학원 사학비리 사건을 되레 감점사항으로 반영해 하락폭을 키운 걸로 보인다.

물론 내부 문제도 드러났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부정과 비리에는 어떠한 관용도 베풀지 않겠다.

 

▲ 작년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운영성과평가와 일반고 전환, 대입제도 변화 예고로 논란이 컸다.

- 외고, 자사고는 설립취지와 달리 우수학생을 선점하고 입시위주 교육과정을 운영해 초중학생 때부터 경쟁을 부추겼다.

고교체제 수직적 서열화와 공교육 황폐화를 초래했다. 자사고는 일반고로 전환하는 게 맞다.

상산고 관련해 대법원에 교육부 부동의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교육감이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 권한을 행사했는데, 교육부장관이 법률위반사항이 없음에도 무리하게 부동의해서다.

이는 교육감 권한을 명백히 침해한 거다. 교육 분권과 자치를 위해서라도 이 문제를 짚어야 한다.

다만 교육부가 초중등교육 시행령을 개정해 2025년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금년부터 대상 학교를 평가하지 않는 걸 보면 개정 효과는 이미 발생 중이라 본다.

전북교육청은 소송과 별개로 교육부 계획에 따라 일정을 추진하겠다.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방안에 따라 서울 지역 16개 대학이 빠르면 2022학년도 정시 비중을 40% 이상 확대한다.

이에 따른 학교 현장 혼란과 학부모 걱정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대입지원책을 마련할 거다.

 

▲ 혁신교육 10년차, 대입제도 변화에 따른 대응…올해가 중요할 거다.

- 혁신교육을 시작한지도 10년째다. 혁신교육을 비롯한 미래교육 목표는 모든 학생들이 공교육을 통해 의미 있게 배우고 성장하는 거다.

초등학교에선 학생 성장 중심으로 수업과 평가를 무리 없이 진행하나 중고로 갈수록 대입에 가로막혀 실현하기 어렵다.

우리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장점을 지닌 소중한 존재다. 이들이 학교교육을 통해 삶의 방향을 정하고 행복하게 성장해야 한다.

그러려면 수능 위주 문제풀이가 아닌 학생활동 중심 교육과정을 통해 스스로의 의지와 능력을 키워야 한다.

도전정신, 소통능력, 협력적 태도, 문제해결력 같은 역량을 기를 때 전북 교육력도 함께 오를 거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산하 대입제도개선연구단은 작년 12월 2025년 전면 시행하는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한 대입제도방안을 모색했다.

학생들이 진로와 흥미에 따라 과목을 선택, 이수하고 누적학점이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가 이뤄지도록 고교와 대학 간 긴밀하게 연계하겠다.

 

▲ 학생 건강권 보장도 눈길을 끈다.

- 교육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이들 건강이다. 이를 위해 안전한 먹을거리에 관심을 갖고 있다.

방사능 우려가 있는 일본산 식재료가 학교급식에 들어가는 걸 계속해서 금지하겠다. 학교급식 채식선택권을 요구하기도 해 어떤 방식으로 보장할지 고민하겠다.

스마트폰이나 이어폰 같은 현대화 기기들은 시력과 청력을 해할 수 있다. 학생 건강을 고려한 스마트폰 활용교육을 실시하겠다.

미래세대에게 큰 짐으로 다가오는 기후위기 관련, 교육과정과 연계해 대비토록 하겠다. 체험과 실천 중심, 기후변화 대비 찾아가는 환경교육을 실시하겠다.

우리 사회 만연한 혐오표현 개선책도 마련하겠다. 인종, 성별, 나이, 장애, 출신지역을 이유로 편견을 갖고 차별해선 안 된다.

타인을 아프게 하고 상처 주는 말 대신 존중 언어를 일상화하도록 정책지원을 강화하겠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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