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학교병원(병원장 윤권하)에서 올해도 캄보디아 의료봉사를 다녀왔다. 1997년 동문 선배 의사들 순직으로 시작된 캄보디아와의 인연은 의료봉사로 꾸준히 이어져 올해로 14회째를 맞았다.

이번 해외의료봉사단은 지난 12월 13일부터 20일까지 6박 8일 일정으로 캄보디아 바탐방시(市) 원불교 한국구제병원에서 2,321명의 주민들을 진료하고 돌아왔다.

올해 봉사활동은 원광대학교병원 안과 양연식 교수를 단장으로 의대, 치대, 한의대, 간호학과에서 교수와 학생, 전공의, 간호사, 병리사, 외부자원 봉사자 등을 포함해 총 38명이 참여한 가운데 외과, 치과, 안과, 내과, 소아과, 이비인후과, 한방과 등 총 7개 진료과로 구성됐다.

봉사활동 현장에서는 이른 시간인 아침 7시부터 시작된 일정에 수백 명의 사람이 북적인 가운데 100km 넘는 먼 지역에서 의료봉사팀을 찾아온 환자들이 유독 많았으며, 치과에서는 이번에 유니트체어 2대를 바탐방 구제병원에 기증해 보다 체계적인 진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외과에서는 초음파 장비와 각종 수술 기구를 준비해 탈장수술과 유방암수술, 농양배농술, 피부지방종양제거술 등 74건을 시행했다. 안과에서는 현미경 장비와 고가의 수술 장비를 새로 투입하여 현지 의사인 소말린과 함께 백내장 수술, 결막종괴, 안검종괴절제술 등 11건을 시행했다.

또한 한방팀에서는 침 치료를 기본으로 해 약침, 근건이완수기요법 등의 치료와 함께 오적산, 갈근탕, 향사평위산 등의 한약을 처방했다. 한방팀장인 조은별(한의사) 전공의는 2년 전 의료봉사에서는 학생으로 진료 보조를 했지만 이번에는 한의사로서 직접 진료를 해 보며 열악한 의료현실에 더 많이 가슴이 아팠다고 전했다.

약국 업무를 담당했던 이예순 임상병리사는 ‘캄보디아인들은 새까만 얼굴에 하얗고 동그란 눈망울에 잠깐만 눈을 마주쳐도 흐믓한 미소를 보인다’며 봉사 일주일 동안 의료인과 캄보디아 환자들이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인류애를 느꼈다고 했다.

자원봉사자 모두 구슬땀을 흘려가며 봉사활동을 했고, 힘든 일정에도 웃음을 잃지 않아 의료팀의 분위기 메이커가 됐다.

봉사에 참여해 초진 접수, 환자 안내, 진료 보조, 물품 정리 등 봉사에 일익을 담당한 의학과 학생들과 간호학과 학생들은 ‘예비 의료인으로서 많은 것을 배웠고 의학적 지식이 아니라 의료인으로서의 자세에 대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감사의 시간이었다.’며 앞으로 의료인이 되고 난 후 꼭 다시 방문해 본격적인 의료봉사를 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해마다 수고를 마다않고 해외 의료봉사단을 기획하고 준비하며 후원금을 준비해 온 안과 양연식 교수(봉사단장)와 외과 최운정 교수는 “캄보디아 의료봉사는 원광의대 동문의 숙명이자 약속이다”며 “해외의료봉사 활동을 후진들이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봉사단은 1997년 9월 불의의 비행기 사고로 목숨을 잃은 원광대 의대 선배들의 추모비가 있는 프놈펜 의대 교정을 찾아 헌화하고, 프놈펜 탁아소에 후원금과 물품을 전달하였다.

한편, 창립 11년째가 된 캄보디아 해외의료봉사 후원회는 원광대학교병원 해외의료봉사 활동 중 가장 역사가 깊고 자체 기금 및 후원으로 경비를 충당하며 봉사활동을 하는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익산=김익길기자·kimtop1210@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