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신보름(33)의 첫 번째 개인전이 10일부터 16일까지 전주한옥마을 ‘Plan C’(은행로 30)에서 열린다. 관람 시간은 정오부터 오후 7시까지. 
  전시 주제는 ‘화병(火病)-자가진단’이다. 화병은 억울한 일을 당했거나 한스러운 일을 겪으며 쌓인 화를 삭이지 못해 생긴 몸과 마음의 질병이다. 작가는 화병의 원인이 감정과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은 욕망이라고 진단하고,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감정과 생각이 상황과 때에 따라 제한되며 화병을 앓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한지에 목탄·연필·아크릴과슈로 자유롭게 담았다.
  2017년 이봉금 작가와 2인전에서 ‘화병’을 주제로 소개한 작품들이 화병을 앓고 있는 자신의 모습과 감정을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SNS를 통해 화병을 겪는 현대인의 모습을 탐구하고 재구성했다. 피부염에 걸려 몸에 나타난 감정을 씻어내는 모습을 그린 ‘욕실 안에서’와 인터넷으로 왜곡된 감정을 여과 없이 재밋거리로 쏟아내는 사람들을 그린 ‘씨 뱉기’, 취업난과 고령화 사회에서 느끼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한 감정을 담은 ‘복을 부르는 부적’ 등 21점이다.
  신보름 작가는 “‘화’는 이전의 감정을 불태우고 다시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욕망이며, 그 욕망을 모두 이룰 수 없기에 ‘화병’을 앓는 것”이라며 “화병의 원인을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나의 욕망을 인식하고 받아들였을 때 작품을 시작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전북대 미술학과를 중퇴한 후 2014년 익산문화재단의 창작레지던시에 참여했으며, 전주·익산·서울을 중심으로 다수의 그룹전에서 작품을 소개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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