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불기념사업회와 최명희문학관이 11일 오후 4시 최명희문학관에서 전라북도 작고 문학인을 기념하는 세미나를 연다. 올해 주목한 문학인은 전주 출신인 최명희(1947∼1998)·유기수(1924∼2007) 소설가와 유년부터 청년까지 전주와 익산에서 자란 하근찬(1931∼2007) 소설가다.
  최명희는 전주와 남원을 배경으로 쓴 장편 <혼불>을 비롯해 전주천과 소리꾼을 테마로 한 장편 <제망매가>, 경기전을 공간으로 삼은 단편 <만종> 등 전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여러 편 남겼다.
  유기수는 한국전쟁 이후 고향으로 돌아와 의사와 문학인의 삶을 살았다. 196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호로 박사’가 당선되면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시에도 관심을 기울여 시집 <공백의 장>을 냈다. 민족통일문학회의 회장으로 있으면서 평생을 ‘통일 지향 문학’에 매진했다.
  소설 <수난 이대>로 유명한 하근찬은 경북 영천에서 태어났지만, 익산과 전주에서 자랐다. 195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이후 궁벽한 농촌을 배경으로 민족의 비극과 사회의 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작품을 주로 발표했다.
  세 작가에 대한 발제는 문학박사 김승종·변화영·장윤준 씨가 맡았다.
  김승종 박사(전주대 교수)의 주제는 ‘최명희 소설 <혼불>의 장소성과 전주정신 정립’. 전북 출신 작가들이 지역민의 삶과 생각, 감정, 정서, 언어 등을 작품에 드러내면서 한국 문학의 흐름을 주도한 원동력을 살피고, <혼불>에 등장하는 단어 ‘꽃심’이 전주정신의 핵심이 된 과정과 전주정신 정립 의의를 살펴본다.
  변화영 박사는 유기수가 남부군 핵심 간부들의 증언을 토대로 쓴 장편소설 <빨치산>을 분석한다. 지금껏 정권 유지 등을 위해 왜곡되고 억압된 빨치산의 집단 기억을 점검하고, 통일을 향한 대항 담론으로 ‘빨치산’의 성격을 밝혀낸다.
  장윤준 박사는 하근찬의 작품에 나타나는 공간성과 민중의 모습을 다룬다. 특히 경상도 출신인 하근찬이 작품의 배경을 전주·익산·김제로 삼은 이유를 살피고, 그 시대 민중의 삶을 집중 조명한다.
  토론은 문신(우석대 교수), 신귀백(익산민예총 회장), 최명표(문학평론가), 한정훈(문학박사) 씨가 맡는다.
  최명희문학관 최기우 관장은 “작고문학인세미나는 학술적으로 작가와 작품을 연구하고 분석하는 의미보다 최명희·유기수·하근찬 세 작가의 이름을 다시 부르며 삶과 작품을 기억하고 전라북도 문학의 힘을 느끼는 시간”이라고 소개했다.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문의 063-284-0570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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