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주시 인후동에 사는 38세 주부 최모씨는 아이가 유치원에 입학하면서 육아로 인해 단절됐던 경력을 다시 이어보려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손재주가 좋고 꼼꼼한 성격이지만 미취학 아동을 키운다는 이유만으로 구직에 제한이 많았기 때문이다.

최씨는 "전주 자체도 양질의 일거리가 없긴 하지만,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들어갈 자리는 더더욱 좁아 재취업을 위해 어떤 노력을 더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자녀가 많을수록, 자녀가 어릴수록 기혼여성의 고용률은 낮은 가운데, 전북은 전국에서 두 번째로 유자녀 기혼여성의 고용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년대비 고용률 성장세는 전국 최고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019년 상반기 지역별고용조사 자녀별 여성의 고용지표'에 따르면, 자녀가 1명인 경우의 고용률은 58.2%지만, 3명 이상으로 늘어나면 53.2%까지 감소했다.

막내 자녀의 연령이 6세 이하인 경우의 고용률은 49.1%로 절반이 채 되지 않았지만, 13~17세에 이르면 66.1%까지 고용률이 올라갔다. 그러나 13~17세 자녀를 키우는 여성들의 평균나이가 40대임을 감안하면 도리어 지난해보다 2%p 고용률이 하락해 본격적인 자녀 교육비 등이 들어가는 시기를 맞이한 40대 이상 고용률 진작 방법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것으로 풀이됐다.

자녀의 연령에 따라서도 여성 취업자의 주당 평균 취업시간에 차이가 발생했는데 자녀가 어릴수록 근무시간이 적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6세 이하 자녀를 키우는 여성의 경우 주당 평균 33.6시간을 근무했지만 청소년기 자녀를 키우는 여성은 평균 39.5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워킹맘의 경우 한달에 200만 원 이하로 번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의 43.3%로 절반에 가까웠다. 400만 원 이상 고소득을 버는 비율은 13%에 불과했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과 도소매·숙박음식점업에만 75.2%가 몰려있는 상황이다. 이들의 특징은, 별다른 자격이나 제한 없이 쉽게 취업이 가능한 단순노동직으로 경력단절여성이 재취업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직종이 제한적임을 방증했다.

전북의 경우 자녀와 동거하는 여성 15만 8천 명 가운데 취업여성은 10만 1천 명으로 전년대비 5천 명이 늘었다.

특히, 시·도별 고용률을 살펴보면 제주(67.8%)에 이어 전북이 두 번째로 높은 64.2%로 집계됐는데 지난해와 고용률인 58.6%에 비해 5.6%p의 높은 고용성장률을 보였다.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전북여성새로일하기센터 관계자는 "지난 10월 기준 전북에서 새일센터를 통해 재취업에 성공한 여성의 수는 1만 1천 명으로 같은 기간 비슷한 조건을 가진 전남의 7천 900명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취업률을 기록했다"며 "특히, 직업알선 종사자들을 위한 활동경비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제공되는 등 취업의 열망이 높은 경력단절여성들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것이 이번 고용률 상승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전북 유자녀 기혼 여성들이 취업할 만한 질적으로 우수한 일자리는 적은 편이어서 일하고자 하는 여성들의 취업 의지를 고취시킬 만한 제도적 지원이 절실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의 15~54세 기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3.6%로 전년대비 0.2%p 상승했으며, 고용률 또한 0.3%p 상승한 61.9%로 집계됐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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