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 반달가슴곰이 덕유산 인근 삼봉산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4일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삼봉산 일대 무인카메라에 반달가슴곰 한 마리가 확인됐다.

프로그램 오류로 촬영일자가 확실치 않은 가운데 주변 식생환경과 촬영기기 부착 날짜 등을 고려했을 때 9월 2일 경으로 추정됐다.

영상에 찍힌 반달가슴곰은 귀 발신기를 착용한 흔적이 없어 자연에서 태어난 3~4살 새끼와 성체의 중간인 아성체로 추정, 지난 6월 장수군에서 발견된 반달가슴곰과 다른 개체다.

환경부는 지리산에서 활동하던 개체가 이동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촬영된 영상만으로는 어떤 곰이 지리산에서 이동했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로, 향후 유전자 샘플을 확보해 이를 분석하면 어떤 개체가 지리산에서 이동한 것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생포덫(트랩)과 모근채취덫(헤어트랩)을 설치하고 무인카메라도 운영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또 덕유산, 삼봉산 일대 지역 주민과 탐방객의 안전을 비롯해 반달가슴곰의 적합한 서식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호중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국장은 “반달가슴곰이 백두대간을 따라 서식지를 확대하는 것은 한반도 생태계 연결의 청신호”라며, “환경부는 반달가슴곰의 안전한 서식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과 탐방객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강재구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생물종보전원장은 “반달가슴곰과의 충돌 예방을 위해 탐방객과 지역주민은 단독 산행을 자제하고 반드시 해가 지기 전에 정규 등산로만을 이용할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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