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완주군의 공공기관에서는 화장실 옷걸이가 낮게 설치돼 있다. 옷걸이가 너무 높아 사용할 수 없는 어린이를 위한 것.

낮은 옷걸이가 설치되면서 어린이들도 이젠 책가방을 걸어두거나 외투를 거는 것이 가능해졌다. 어른들은 자칫 지나칠 수 있는 이 작은 아이디어는 어린이‧청소년의회에서 제안됐다.

본인들이 일상생활에서 느꼈던 불편함을 어린이‧청소년의회를 통해 제안했고, 완주군은 이를 적극 받아들였다.

2일 완주군은 공공기관 24개소 350여개 화장실에 낮은 옷걸이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각 화장실 칸에 어린이들의 손이 닿을 수 있도록 130cm 높이로 작은 걸이를 설치했다. 또한 이 아이디어가 어린이‧청소년의회 제안임을 알리는 스티커도 함께 부착했다.

보통 화장실에 설치된 옷걸이가 화장실 문 가장 상단에 위치해 있어 성인도 손을 뻗어야 걸 수 있었지만 옷걸이의 위치가 낮아지면서 누구나 쉽게 이용이 가능해졌다.

디자인도 아동‧청소년 113명에게 의견을 물어 선호도가 가장 높은 디자인으로 선정했다.

낮은 옷걸이 설치를 제안한 김태형 어린이의회 의장은 “그동안 화장실 옷걸이가 너무 높아 어쩔 수 없이 더러운 바닥에 가방을 두고, 찜찜한 용변을 볼 수밖에 없었다”며 “이 아이디어가 완주군 전체에 적용됐다는 것이 무척 뿌듯하다”고 말했다.

박성일 완주군수는 “아동의 권리가 어른들의 보호에 의해서가 아닌 아동이 직접 정책에 참여해 권리의식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며 “본인들의 정책을 스스로 정할 수 있는 주민참여예산을 더욱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완주군은 아동 스스로 지역사회 정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어린이‧청소년의회를 3년째 운영해오고 있으며, 전국 유일하게 2억원의 예산을 지속적으로 편성하고 있다. 낮은 옷걸이 설치 사업은 2019년 아동참여예산으로 이뤄졌다./완주=임연선기자lys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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