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벌유충썩음병'이라고 불리는 낭충봉아부패병에 내성이 있는 새로운 토종벌 개발이 마무리되면서 양봉 농가에 본격적인 보급이 시작됐다.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은 낭충봉아부패병에 저항성이 있는 새로운 토종벌 개발을 마치고, 올해 신기술보급시범사업을 통해 전북 임실을 포함한 전국 7개 사업장에서 증식한 신품종 토종벌을 농가에 보급한다고 28일 밝혔다.

'낭충봉아부패병'은 토종벌 유충에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지난 2009년 첫 발생 이후 2년 만에 전국 토종벌의 75%가 폐사되는 피해를 가져온 '토종벌 흑사병'이다.

이번에 농진청이 개발한 신품종 토종벌은 2017년부터 2018년까지 2년간 전국 9개 지역에서 현장실증시험과 지역적응시험을 거쳐 낭충봉아부패병 저항성과 벌꿀 채밀량이 우수함을 확인했다.

특히 이번 새 토종벌은 유충 체내에 바이러스가 잠복하더라도 질병의 발병 및 일반 토종벌에 전염을 유발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발병을 하더라도 대규모 폐사까지 이르진 않는다는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그러나 최근 경기도 파주의 양봉 농가에서 내성 신품종 토종벌이 전체의 절반 가까이 집단 폐사하면서 낭충봉아부패병의 저항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토종벌의 애벌레가 번데기로 자라기도 전에 부패해 죽어 나가는 것이 낭충봉아부패병 현상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농진청 관계자는 "현장 조사 결과 낭충봉아부패병으로 폐사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질병 방역문제는 농진청 소관이 아니기 때문에 농가와 얘기하며 검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방역당국과 더 얘기를 해봐야겠지만 내년 봄까지는 키워봐야 확실히 알 수 있는 부분이라 벌통을 이동할 수 없다면 여왕벌이라도 가지고 와서 모니터링을 해볼 예정이다"고 말했다.

또한 "저희는 현장 실증실험이나 지역 적응실험을 통해서 저항성 벌에 있는 바이러스가 주변에 퍼지는지 확인한 결과 주변까지 확대되진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정확한 규명을 밝히기 위한 학술적인 연구도 협의해 볼 예정이다"고 밝혔다.

농진청은 올해 7개 농가에서 증식된 신품종 토종벌을 기반으로 내년에는 21개 지역에서 신기술보급시범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2021년까지 토종벌 보급과 토종꿀 생산 기반 복원에 주력할 예정임을 전했다.

국립농업과학원 남성희 기술지원팀장은 "시범사업 추진으로 신품종 토종벌을 전국에 보급해 질병 없는 토종벌을 키우고 고품질 꿀을 생산할 수 있도록 기반 조성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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