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화된 시설로 대관을 중단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이 돌연 대관을 진행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0년을 훌쩍 넘긴 건물이고 기계실 누수 원인도 알 수 없는 상황, 대관을 원하는 이들 불만이 잇따르자 입장을 바꾼 게 아니냐는 것. 이는 땜질식 처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전북대에 따르면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이 새달 초 2020년 상반기 대관 신청을 받는다. 평소 9월이면 진행하는 신청을 기계실 누수를 이유로 최근까지 하지 않던 모습과 상반된다.

대여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릴 정도면 누수 정도가 심했을 거고 확인 결과 누수가 어디에서 어느 정도로 이뤄졌는지도 파악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갑작스레 대관하기로 해 전북대가 여론을 의식, 성급하게 결정했다는 시각이 있다.

삼성문화회관의 경우 대학보다 도민들이 주로 사용하는 곳이고 이를 중단할 시 반발과 불편이 클 수 있다.

그러나 1997년 마련한 공간과 장비가 낡을 대로 낡은 데다 문제 요인도 파악하지 못한 형편에 행사를 강행했을 시 문제는 더 클 거라고 입을 모은다.

행사 관계자 모두에게 불편과 위험을 끼칠 수 있고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 회관 위상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단 설명이다.

한 문화예술 관계자는 “건물이나 시설을 오래 사용하다보면 크게 손봐야 할 시점이 온다. 그 때 눈 감으면 추가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져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며 “늦은 감이 있지만 삼성문화회관도 대대적인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회관 전반을 점검하고 수리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시간이 걸리고 대관을 당분간 못하더라도 관람객과 공연자들 만족과 안전, 공간 이미지 등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수리는 향후 운영방향과 맥을 같이 해야 할 거다.

예산 확보도 과제다. 누수와 기계장비 교체에만 20억 원이 들 걸로 예상하고 전체적으로는 금액을 가늠할 수 없는 정도.

회관이 문을 열 때처럼 대학 뿐 아니라 전주시, 전북도, 기업들이 힘을 모아야 할 걸로 보인다.

전북대 관계자는 “대관의 경우 공사 여부와 수위를 정하지 않아 보류한 거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누수처럼 시급한 부분부터 보완하겠다. 교체나 수리할 곳을 파악해 단계적으로 손볼 계획”이라며 “문제는 재정이고 이를 확보하기 위해 여기저기 문을 두드리고 있으나 쉽지 않다.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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