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옥마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오피니언l승인2019.11.26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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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원 전주시 부시장
 
전주 한옥마을에 가면 한복 물결이 형형색색 장관을 이룬다.
색깔고운 당의 치맛자락을 들쳐 잡고 뛰어다니는 어깨가 떡 벌어진 여성은 가까이 보면 남성이며, 손바닥으로 턱받침을 하며 셀프카메라를 찍는 곤룡포 입은 임금은 여성이다. 참 익살스러운 광경이다.  
의상이나 헤어스타일이 남녀 성의 경계를 허무는 유니섹스(Unisex)시대다.
경계를 허무는 것이 비단 남녀 뿐 아니다.
사회가 변하면서 각 분야에서 전통과 현대의 경계도 정확히 정의 내릴 수 없다.
한 해 평균 천만 명이 찾는 한옥마을에 대해 의견들이 많다.
전통이 보전된 가옥이 아름답다, 고택만 전통을 지키고 있을 뿐 너무 현대적이다, 혹은 정체성을 알 수 없는 퓨전이다 등 참으로 다양하다.
1905년 을사늑약 이후 서문 밖 전주천변에 머무르던 일본인들이 성안으로 자리를 차지하자 그 반대편 동쪽에 전주 토박이들이 일본인 주택에 대항해 하나 둘 한옥을 지어 살기 시작했고 그렇게 들어선 한옥이 700여채에 달해 지금의 한옥마을이 되었다. 민족 자긍심의 발로인 한옥마을을 전주시는 시대의 변화에 맞게 정체성을 지키며 도시의 자산으로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한옥마을은 도심 속 여행지에 맞게 전통에 현대적 감각의 트렌드가 가미되었고, ‘이는 지나친 상업화로 먹을거리 일색이다’ 혹은 ‘고유색이 변색 되었다’는 우려와 함께 ‘체계적인 관리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시는 한옥마을 주변 구도심의 무분별한 개발을 막을 방안을 고심,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지난해 4월 시는 전주한옥마을 주변을 비롯한 중앙동과 풍남동, 노송동 일원 약 151만㎡ 부지를 역사도심지구로 지정해 한옥마을 공용주차장과 전동성당 부지를 제외한 모든 지구단위 구역에 프랜차이즈 가맹점 형태로 운영되는 커피숍, 제과점·제빵점, 패스트푸드점 등의 입점을 제한했다.
그러자 이제는 한옥마을 거주민들의 정주여건이 후퇴한다는 목소리와 건축물의 무분별한 개발을 제한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지만 건축물의 용도를 건축법에 따라 분류 및 허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상으로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은 지역 주민들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형태라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전주 경제의 큰 동력인 도심 관광지의 기능을 최대한 발휘하되 한옥마을 고유의 정체성을 지켜야 하며 정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옥마을.
한옥마을에 주어진 숙제가 참으로 다양하다.
한옥마을 활성화를 위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맞는 정책들을 펼쳐온 전주시는 한옥마을 일원에 국내 최초의 ‘관광 트램’도입을 통한 또 하나의 역사를 준비 중이다.
관광 트램은 호주, 홍콩 등 세계적 관광지에서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지만 국내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또한 전주시는 ‘슬로시티 전주시’라는 도시 브랜드에 맞춰 관광 트램을 약 3.3km 노선에서 저속으로 이동하며 한옥마을을 둘러보면서 트램 내부에서 음료나 음식을 즐길 수 있는 편의시설도 담는 방안을 구상, 전주의 특별한 콘텐츠를 계획 중이다.
아울러 관광객 유치를 위한 관련 예산도 올해보다 12% 높여 편성했다.
전주시는 한옥마을 차 없는 거리의 성공적 안착과 전기카트 도입, 쌍샘우물 복원과 광장조성, 글로벌 웰컴센터 건립, 전통놀이문화 전용공간 조성을 추진하기 위한 예산을 반영했다.
전주시는 대한민국 문화수도로서 품격을 높이고 관광의 외연을 넓혀 관광경제 활성화를 통해 도시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전주 한옥마을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자 노력중이다.
이제는 전통과 현대라는 이분법적 사고로 한옥마을이 가야할 길을 정의 내리고 그렇게 가지 않는다고 나무라고 헐뜯을 것이 아니라, 한옥마을의 변화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다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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