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지자체가 관리하고 운영중인 몇몇 문화예술회관이 자체기획을 통한 공연발굴이 소홀하고, 대관업무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에게 문화향유을 제공하고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문화예술회관을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대관업무에만 목을 매고 있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25일 전북도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예체능 회관과 문화예술회관’의 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일부 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하는 자체공연이 3~4회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도내 지자체가 관리하고 운영중인 문화예술회관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북예술회관, 전주덕진예술회관, 군산예술의전당, 김제문화예술회관 등 15곳이다.
남원 춘향문화예술회관의 경우 올해(1~8월말) 자체적으로 만든 공연이 2회, 장수 한누리전당 5회, 전주한벽문화관 3회 등 두 자릿수를 채우지 못했다.
순창군민 복지회관(향토회관)은 11회, 군산예술의전당 13회로 아슬아슬하게 두 자릿수를 넘기는 등 저조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문화예술회관 이용현황도 올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남원춘향문화예술회관에서 자체기획한 공연은 4건에 불과했으며, 장수 한누리전당 8건, 순창군민 복지회관 6건으로 확인됐다.
현재 지자체가 운영하는 대부분의 문화예술회관은 공연과 전시, 일반행사 등이 열릴 수 있도록 활용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대관만으로 문화예술회관이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전주한벽문화관의 경우 올해 139건의 이용현황 중 자체공연이 3회 대관공연이 70회에 달한다.
자체공연 실적이 가장 저조한 남원 춘향문화예술회관도 163건(1~8월말) 중 자체공연은 2회 대관공연 61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예술회관의 활용이 다양하지 못하다보니 이를 이용하려는 도민들의 숫자도 덩달아 줄고 있는 추세다.
올해 4분기(10월~12월) 수치가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의 경우 올해(1~8월말) 19만 679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8년은 24만 3288명, 2017년은 30만 8879명으로 파악된다.
군산문화예술의전당도 2018년 이용객은 10만 5015명이지만 올해는 8만3818명이 시설을 찾았으며, 완주문화회관도 2018년 1만5804명에서 2019년 1만2780명으로 감소하는 등 대부분 문화예술회관의 방문인원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몇 년전부터 문화예술회관에 대한 '예산낭비', '자체기획 발굴 필요' 등이 지적됐다.
그러나 여전히 달라진 건 없어, 지자체가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나 개선하려는 의지 등이 없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도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다양한 문화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시·군에서 적극적인 관심과 자세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상반기 공연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서 7월부터 공연을 하게 됐다"며 "기획공연 담당자를 따로 두지 않고 있어서 공연을 올리는데 한계가 따른다"고 말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기획해서 공연을 올리려면 시군에서 기획공연비가 세워져 있어야 가능한데 그렇지 못한 시군에서는 공연자체를 올리기 어렵다"며 "대관업무에 집중하는 건 공간에 대한 가동률을 높이기 위함이다"고 밝혔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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