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남녀는 대체적으로 결혼은 꼭 해야한다는 입장이 과반 이상이지만, 여성의경우 결혼을 하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남성보다 높았다. 특히, 결혼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은 호남에서 가장 높았다.

여성이 결혼 후 아내와, 며느리, 엄마로서의 의무감과 경력단절 등 잃어야 하는 것들을 직면하게 되면서 더 많은 여성들이 결혼을 필수요건에서 지워나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호남지방통계청이 25일 발표한 '같은 듯 다른 듯 호남·제주의 남과 여'에 따르면 2019년 전북의 여성인구 비율은 50.1%로 전체인구의 과반을 넘었다.

여성 100명 당 남성의 수를 뜻하는 성비를 살펴보면 전북은 99.8명인데 2040년에 이르면 99.4명으로 남성 비율이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모든 지역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데 전북은 전남(59.2%)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58.6%으로 조사됐다. 남성은 41.4%에 불과했다.

결혼에 대한 견해에 대해선 '18년 기준 전북은 '해야 한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남성은 56.6%, 여성은 53.9%였다. 남녀 모두 과반 이상 결혼을 필수라고 생각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응답에선 남성은 38.5%였지만 여성은 40.3%로 여성이 다소 앞섰다. 그러나 아예 '결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한 여성 비율은 4.2%로 같은 설문에 대한 남성(2.1%)에 비해 두 배나 높았다.

이는 전남이나 광주, 제주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응답률이며, 10년 전(3.5%)보다 0.7%p 상승한 수치다. 광주와 제주가 같은 응답에 대해 10년 전보다 하락한 응답률을 보인 것과 비하면 유의미한 변화를 보인 셈이다.

결혼을 하지 않아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전북 남녀 모두 각각 57.5%와 52.2%로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이 생각에 반대하는 여성 비율(47.8%)은 남성(42.5%)보다는 높았으며, 10년 전(61.5%)에 비해서는 13.7%p나 하락해 동거에 대한 인식이 보다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혼생활에 뒤따르는 가사분담에 대해서도 남녀가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호남의 모든 지역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높게 나타났는데 전북의 경우 여성의 비율(62.2%)이 남성(53.9%)보다 높았다. 아직까지는 여성이 감당해야 할 가사활동의 양이 많다 보니 여성 쪽에서 분담 요구가 높을 수 밖에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부인이 주도적으로 가사를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여성비율은 10년 전(68.6%)보다 33.2%p나 하락한 35.4%로 나타났는데 이는 호남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급격한 하락률이다. 그만큼 전북의 여성들은 결혼생활에 수반되는 가사분담을 여성 혼자 떠안기를 거부하는 추세로 흘러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전북의 '17년 출생아들의 기대수명 여성(85.5년)이 남성(79.0년)보다 6.5년 긴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된 노후 준비 방법은 국민연금을 선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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