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한정 전북대 신약개발연구소장

 

전북도는 농생명소재의 집적화를 오랜 기간 노력해왔다. 이제는 이러한 농생명 소재의 대표 주자, 건강기능식품의 도약이 필요할 때임을 직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고시형 및 개별인정형으로 나뉘어진 국내 FDA에 등록된 건강기능식품이 이미 200여종을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은 시장에서 일정기간 주목을 받다가 사라져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임상시험을 포함하여 과학적 근거가 충분한 소재들도 이러한 건기식 시장에서의 길지 않은 수년간의 점유기간을 지나고 시장에서 사라져가는 경향이 있다. 오랜 기간 장수하고 있는 홍삼도 있지만 매우 기능성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기억 속에서 묻혀가는 소재들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전북도에 오랜 기간 많은 노력을 통하여 축적하여온 농생명소재 연구개발 인프라 및 역량을 시대가 요구하는 바이오제약소재 연구개발 역량으로 전환, 성장해야 할 시기가 온 것으로 본다. 기존의 농생명소재는 로컬푸드를 비롯한 자연식이로도 발전해나가는 축과 기존의 건강기능식품으로 안정적으로 국민건강에 기여하는 축으로 전북도를 넘어서 국민건강을 뒷받침할 것이지만, 그 가운데 과학적 자료가 축적된 우수한 기능을 가진 식품을 선별한 후  의약품 수준에서 요구하는 연구를 추가하여 천연물의약품으로 전환 발전하는 전략을 제언하고자 한다.
  기능성식품과 과학적 범위가 많이 겹치는 천연물의약품의 경우 2011년 시장규모가 187조원 수준이었으나 2023년에는 423조원으로 높은 성장세가 전망되고 있다.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며 안전하다고 인식되어지는 천연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현재 글로벌 및 국내 천연물의약품시장은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모 국내제약사의 천연물의약품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와 퇴행성 신경질환치료제의 미국 기술수출·양도계약을 성사시키며 총 1,900억원의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최근 정부도 신약개발의 주요 기반으로 천연물의약품을 다시 부흥시켜보려고 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서 전북도는 도의 중심산업인 농생명산업을 이러한 천연물제약시장과 연결하려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전북도가 오랜 세월 대표주자로 키워온 건강기능식품을 의약품으로 전환, 영역을 넓히는데 몇 가지 허들이 있다. 첫째 표준화이다. 제일 취약한 것이 유효성분에 기반한 품질관리이다. 표준화, 대량공정시스템운영 및 분석을 통한 적절한 제제화가 요구되어지는데 전북도에 이에 대한 인프라 투자가 시급하다고 하겠다. 동시에 ‘실험결과의 재현성’을 확보하여 성공적 천연물의약품 전환연구가 가능하려면 프로토콜 기반한 유효성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즉, 유효성과 품질관리를 담보할 수 있을 만한 기반 인프라를 전북도가 유치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어진다. 또한 지역적 한계로 이러한 선진적 유효성 및 품질관리제제화의 전문인력을 초빙하기가 쉽지 않다. 적절한 제약시설이 전북도에 위치하여 관심 있는 제약관련 학생들이 제약, 산업시설의 주역으로 일정기간 현장체험을 함으로써 제약기업의 인재로 성장하였으면 한다. 국가가 발전하고 지역이 회생하기 위해서는 젊음을 바칠만한 일터가 집약되고 인재는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기 전에 실제 현장에 바로 투입되어 수련받는 실질적인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산업의 인재로 제몫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전북도에 제약 일터와 아울러서 제약인력양성을 실무적으로 지원하는 제약공장을 비롯한 인프라가 확충되기를 바란다.
  전통적 농도로 알려져 있는 전북도에서 그동안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고부가가치의 역동적인 제약의 역량이 지역을 넘어서 국가를 선도하는 4차 산업혁명의 꽃으로 거듭날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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